이날 지수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선 덕분이다. 외국인은 1213억원어치를, 기관은 158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3193억원 순매도했다. 20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회담에서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에 동의하면서 그리스 우려감이 완화됐고,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이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완연한 수출 회복세도 힘을 받았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2월 1∼20일 수출액은 227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6.2% 늘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 전년 대비 2.5% 늘어나며 플러스로 전환한 뒤 12월 6.4%, 올해 1월 11.2% 늘어나며 회복세를 확대했다. 2월 수출이 늘어난 것은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증가 때문이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51.5%), 석유제품(64.5%), 승용차(30.4%) 등에서 수출이 늘었고 선박(-1.8%), 무선통신기기(-19.5%)에선 감소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환경은 지금 어느 때보다 좋다”며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국내 기업 실적도 좋다. 금리도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라 시장에 유동성도 많다”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2200으로 쏠리고 있다. 수년간 코스피는 박스권(1800∼2100선)에 갇혀 있었다. 2015년에도 몇 차례 2100 돌파 후 2200선을 노렸으나 결국 못했다. 2200을 본 것은 2011년 5월2일 코스피 사상 최고치인 2228.96을 찍고, 다음날(5월3일) 2200.73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뒤 몇 차례 상승장이 있었으나 유럽 재정위기, 미국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엔 2200 고지 달성을 점치는 전망이 많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출 여건이 계속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증가는 기업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증권업계는 올해 상장사 기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형주 가운데 수출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대형주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 상승 동력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출이 꺾이기 전까지는 (주가 흐름이) 양호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하면 우리 증시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2200선을 넘어 안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자신 있는 답을 내놓기 어렵다. 도널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원·달러 환율, 국내외 정치 혼란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많다. 미국 등 다른 증시에 떠밀려 오르는 것이 아닌 우리의 자체 상승 동력이 필요하지만 불명확한 게 사실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미국 재무부가 오는 4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불균형 시정 조치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경·조병욱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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