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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김정남 암살’ 대북 확성기 전파 개시

입력 : 2017-02-21 23:14:40 수정 : 2017-02-21 23: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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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수사 결과 발표 전 실행
한반도 정세 악영향 우려 제기도
합참 “군사작전 일환” 언급 피해
군 당국이 21일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한 대북 압박의 첫 사례로 이번 사건을 담은 내용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전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사건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며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이자 테러 행위”라며 ‘응분의 대가’를 언급해 실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독극물 종류 등 말레이시아 경찰의 공식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한 대북 확성기 방송이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군 소식통은 “김정남 피살 소식을 담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 이날 오전 최전방 일대에서 시작됐다”면서 “군 자체 평가와 분석은 제외한 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자들에게 피살됐다는 등 말레이시아 경찰의 기자회견 내용을 기반으로 객관적 사실관계를 다룬 방송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지목한 방송 뉴스 등을 담은 군 당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21일 오전 최전방 지역에서 시작됐다. 2004년 6월 16일 남북 합의에 따라 중단된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5년 8월 북한의 지뢰 및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재개됐다가 8월 25일 극적인 남북 합의로 또 중단됐다. 하지만 지난해 1월 6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이틀 뒤 다시 재개한 바 있다.
국방부 제공
앞서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에서 대북확성기 방송과 관련한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작전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군사작전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심리전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이 제한된다”고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심리전의 특성상 공개가 제한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 실행에 따른 정치적 부담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에서 가까운 지역의 북한 주민과 북한 군부대를 대상으로 방송에 나온 뉴스 위주로 소식을 전하다가 현지 경찰의 공식 수사결과가 나오면 김정은의 잔혹성을 알리는 자체 분석 및 해설 방송도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김정남 피살 사건이 전파되면 휴전선과 인접한 북한 주민과 병사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져 내부 동요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는 상황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측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복잡하고 예민해진 한반도 정세에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군이 ‘북풍’에 앞장선다는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국방위 관계자는 “지난번 대선 때 국정원과 국방부 사이버사령부가 박근혜 대통령 선거 지원을 위한 사이버상 여론몰이(대선 댓글 사건)를 했다가 곤욕을 치른 전례를 감안하면 다소 섣부른 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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