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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교의 용기 있는 고백 "나도 성직자 성학대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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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2 08:50:02 수정 : 2017-02-22 09: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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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출신 응우옌 주교…피해자 일부, 눈물 흘리며 감사 표시 호주 가톨릭의 한 주교가 자신도 성직자가 저지른 아동 성학대의 희생자였다고 고백하며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나서 주목을 받았다.

시드니 파라마타 교구를 맡은 빈센트 롱 반 응우옌(55) 주교는 21일 호주 교회의 아동 성학대를 조사 중인 특별위원회(royal commission)의 시드니 청문회에 출석, 자신이 겪은 고통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고 호주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롱 반 응우옌 주교. 시드니 파라마타 교구 홈페이지
응우옌은 1981년 베트남 난민으로 호주에 도착했으며, 베트남계로는 호주 최초로 주교직에 올랐다.

응우옌 주교는 이날 "나 역시 처음 호주에 왔을 때, 또한 성인이 됐을 때조차 성직자의 성학대 희생자였다"고 말해 청문회장에 있던 아동 성학대 피해자 등을 놀라게 했다.

응우옌 주교는 이어 "그것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며 "다른 희생자와 함께힘을 모아 그들을 위한 정의와 존엄이 성취되도록 진정으로 노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파라마타 교구를 맡아 성학대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고통을 나누려 했다며 그들 상당수는 교회의 처리 방식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톨릭 교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개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응우옌 주교는 직함이나 특권, 교회의 관습적인 힘은 성직자의 우월성과 엘리트주의를 야기한다며 사제들의 권한을 교구민들에게 더 나눠 주라고 요구했다.

또 가톨릭 교회 내 여성과 평신도의 부족이 아동 성학대의 많은 발생에도 원인이 됐다며 위계 문화 개선 등 교회의 개혁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증언하는 내내 박수가 이어졌으며, 성학대 피해자와 가족들은 나중에 그에게 다가가 용기 있는 발언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일부는 응우옌 주교에게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가디언 호주판은 전했다.

호주에서는 지난 6일부터 3주간의 일정으로 호주 교회의 아동 성학대를 조사하기 위한 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2013년 특별위원회가 설치된 뒤 교회와 관련한 청문회로는 이번이 15번째로 마지막이다. 이 청문회에는 호주의 대주교 7명 중 6명을 비롯해 많은 교회 관계자들이 나와 성학대로부터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 일들을 진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청문회 기간 중 최근 수십 년간 5천명 가까운 사람이 성학대를 받았다고 신고했지만, 호주 가톨릭계는 이들의 주장에 사실상 눈을 감아온 것이 낱낱이 드러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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