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현주의 일상 톡톡] "돈 많을수록 암 더 잘 걸린다고?"

입력 : 2017-02-25 05:00:00 수정 : 2017-02-25 02:03:2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발병률이 높은 암을 지역별로 정리한 '암 지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우리나라 시·군·구별로 암 종류별 발생률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요. 남자는 전립선암, 여자는 폐암의 발생이 각각 증가했으며, 대장암은 남녀 모두 늘어났습니다. 서울 강남·서초구와 경기 분당 등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여성들은 유방암에 많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최근 갑상선암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는 검진률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암 검진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갑상선암이 발견된 셈이지요.
하지만 갑상선암을 둘러싸고는 과잉진단 논란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 지난해 8월 국제암연구소(IARC)는 2003~07년 한국에서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여자는 90%, 남자는 45%를 각각 과잉진단으로 추정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사는 이들은 다른 지역보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이 높고, 스트레스나 비만 등으로 인한 발병률 역시 높다는 점이 암 발생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암 발생과 거주환경 간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에는 근거가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암 발생자의 주소지가 진단 당시 기준인데다 실제 환자가 발병 전 오랜 기간 거주한 곳과 다를 수 있는 탓입니다.

부촌(富村)이라 불리는 서울 강남·서초구 등 강남권에서 서구형 암으로 꼽히는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암 발생은 대도시에 집중됐고, 시군구별로 최대 15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또 남자는 전립선암, 여자는 유방암과 폐암의 발생이 각각 증가했으며, 대장암은 남녀 모두 잦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1999~2013년간 5년 단위로 분석해 발표한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 및 발생지도' 보고서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부자동네' 강남권 주민 OO암 더 잘 걸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군구별 암 발생률은 그 종류에 따라 적게는 2배, 많게는 15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지역별 암 발병률(거주민 10만명당 암 진단자)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암은 갑상선암이었는데 2004∼08년 남자 기준으로 14.5배의 차를 기록했다.

갑상선암 다음으로 담낭 및 기타 담도암(6.0배)과 전립선암(5.8배)도 지역별 차이가 컸다. 위암(2.2배)과 폐암(2.2배), 대장암(2.3배)은 상대적으로 차이가 작았다.

갑상선암은 여수와 광양, 순천 등 전남 대부분과 서울, 대전, 대구 등 대도시에서 많이 발생했다. 2009∼13년 남자 갑상선암의 발병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 강남구로 인구 10만명당 47.7명의 환자가 나왔고, 여자 환자의 최대 발생지는 광양으로 인구 10만명당 185.1명이 걸렸다.

갑상선암 발병이 가장 적었던 지역은 횡성과 동해, 정선, 평창, 삼척 등 강원 지역이었다. 횡성에서는 남자 10만명당 3.8명, 삼척에서는 여자 10만명당 44.6명이 시달렸다. 갑상선암 발생의 증가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초음파를 이용한 검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며, 상당수는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과잉진단으로 볼 개연성이 크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흡연율·식습관·음주율·산업환경 등 다양한 요인 암 발생에 영향

실제로 대표적인 서구형 암으로 꼽히는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서울 강남과 서초, 경기 분당에서 많이 발생했다. 강남 3구와 분당 거주자는 초경 연령이 빠르고 출산율은 낮았으며, 따라서 아이를 낳는 나이도 늦어 유방암 발생 위험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발생률이 낮은 지역은 전북 장수와 순창, 강원 정선 등이었다.

간암은 경북 울릉군과 경남, 전남 남부가,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은 낙동강 유역 인근에서 각각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과 전남은 거주민의 높은 B·C형 간염의 유병률이, 낙동강 지역은 민물고기 생식 습관과 이에 따른 장내 기생충 감염이 각각 암 발생률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병률은 질병이 특정 지역에서 일정한 시점 동안 발병한 수를 당시 인구와 비교해 계산한 비율을 가리킨다.

대장암은 대전과 충청에서 많이 발생했고, 경남과 강원 철원에서는 적게 발생했다.

위암은 충청과 경상, 전라의 경계지역에서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충북 옥천군은 남자의 위암 발생률이 꾸준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폐암은 전남과 경북, 충북에서 많이 생겼다.

대장암과 폐암, 위암 등은 이처럼 특정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는 이들 암의 발생률과 흡연율, 식습관, 음주율, 산업환경 등의 관련성을 추적했지만 뚜렷한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인 암 발생 추세를 보면, 남녀 모두 갑상선암과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졌다. 남자 갑상선암은 1999∼2003년 10만명 당 2.9명 발병하던 것이 2009∼13년 24.3명으로 8.4배 늘었고, 여자는 같은 기간 16.7명에서 110.6명으로 6.6배 증가했다. 남자의 대장암 발생률은 31.1명에서 50.8명, 전립선암은 9.7명에서 26.5명으로 각각 상향됐다. 여자 대장암은 18.8명에서 27.4명, 유방암은 28.2명에서 49.5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가 발표된 것은 1999년 국가암등록통계사업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 대상인 암은 모두 24종이다. 정부는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를 지역별 관리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