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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아킬레스건' 김정남… '최고 존엄' 위해 외교관계 희생할까

입력 : 2017-02-24 19:29:36 수정 : 2017-02-24 21: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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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계속 잡아떼는 北… 말레이 “외교관계 재검토” 압박 / 金 시신서 VX 검출… 단교까지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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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당국이 24일 김정남 시신에서 맹독성 물질인 VX가 검출됐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 당국은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아맛 자힛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총리는 이날 북·말레이시아 외교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김정남 살인사건 수사에 있어 전문성을 보였지만 북한의 주장은 이에 걸맞지 않았다”며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남아시아 주재 자국 대사들과의 회의에서 “북한이 계속 망상에 사로잡혀 거짓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이번 사태로 북한과의 외교관계 단절과 공관 폐쇄, 무비자협정 폐기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북한 당국은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감수하더라도 끝까지 사건 관련성을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유성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정은(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존재 자체가 김정은의 백두혈통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최우선 순위에 두는 북한 체제의 아킬레스건”이라며 “(이번 사건을 부정하기 위해)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하는 상황까지도 감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왼쪽)가 24일 쿠알라룸푸르의 대사관 앞에 모인 기자들에게 ‘김정남 암살에 VX가 사용됐다’는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FP연합뉴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수교 이후 우호관계를 유지했다.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발사, 9월 5차 핵실험이 이어지면서 말레이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참여하자 양측 관계는 삐걱거렸다. 특히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은 양측 관계가 파국을 향해 치닫는 계기가 됐다. 모하맛 니잔 모하맛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는 이미 본국 정부의 소환 조치에 따라 귀국한 상태다.

최고 존엄(김 위원장)의 권위 훼손을 막기 위해 외교관계가 희생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과 여성 용의자들의 국적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에 관련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모두 북한과 비교적 나쁘지 않은 관계였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의 동남아 외교공간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김정남 시신에서 VX가 검출된 것과 관련해 “화학무기가 인명살상에 사용된 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고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일련의 북한 주장에 대해 “솔직하게 시인하고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북한으로서도 좋을 것”이라며 “정말 이러면 이럴수록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이미지만 더 나빠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서·김예진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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