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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평생 소원을 이뤘습니다"

입력 : 2017-02-24 21:02:17 수정 : 2017-02-24 2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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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세에 초등학교 졸업장 받은 이향화 할머니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평생 소원을 이뤘습니다.”

24일 서울 양천구평생학습관 문해교실에서 78세의 나이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이향화(사진)씨는 벅차 오르는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아침마다 책보를 들고 학교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남몰래 많이 울었다고 한다.

배움을 향한 평생의 한은 2014년에야 풀리기 시작했다. 지인의 소개로 지금이라도 초등학교를 마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씨는 “입학식 전날 가슴이 설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오늘처럼 입학식 때도 한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씨 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다. 췌장암을 앓아 1년 동안 병원에 입원했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척추협착증과 당뇨가 부쩍 심해졌다. 그래도 배움을 향한 이씨 의지를 꺾진 못했다. 매일 두통에 시달리고 거동이 불편했지만 지난 3년 동안 하루도 결석이나 지각을 한 적이 없다.

이씨는 “선생님들께서 잘 인도해 준 덕분에 오늘이 있는 것 같다”며 “건강이 허락하면 중학교까지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양천구평생학습관의 임태희 평생교육사는 “이향화 할머니는 당신도 어려우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은 모범 학습자”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교육연수원에서는 서울시교육청 주최로 ‘제6회 문해교육 초등·중학과정 학력인정 졸업식’이 열렸다. 올해 졸업생은 이씨처럼 평생학습관 등 학력인정 문해교육 기관에서 3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만학도 733명(초등과정 554명, 중학과정 179명)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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