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키즈’ 최다빈(17·수리고)이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이끌어갈 ‘포스트 김연아’로 우뚝 섰다. 그는 지난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끝난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점인 총점 187.54점으로 중국의 리쯔쥔(21·175.60점)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애초 아시안게임 출전권이 없었지만 박소연(20·단국대)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대체 선수로 발탁돼 삿포로 빙판 위에 섰는데 한국 동계아시안게임 역사상 첫 번째 여자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5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미 실내 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최다빈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삿포로=연합뉴스 |
플레이스타일도 닮았다. 현역 시절 김연아처럼 안정적인 점프 성공률을 무기로 삼는다. 차분하고 침착한 성격으로 큰 경기에 강한 것도 김연아를 떠올리게 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큰 무대의 중압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듯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펼쳤다.
다만, 기술점수와 비교해 예술점수가 다소 낮은 것은 보완해야 할 점이다. 아직 어린 나이와 시니어 2년차에 불과한 경력 등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다빈의 다음 목표는 3월 말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한 동갑내기 김나현(17·과천고)의 발목 부상이 악화돼 또 대체선수로 출전한다. 책임은 막중하다. 최다빈이 10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국대표팀이 동계올림픽 출전권 2장 이상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한국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마지막 날인 26일 스키 등에서 은메달 3개를 추가했다. 이로써 한국은 금메달 16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16개로 일본(금27·은21·동26)에 이어 14년 만에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중국(금12·은14·동9)은 카자흐스탄(금9·은11·동12)을 누르고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총 50개의 메달을 따낸 한국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 작성한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한 대회 최다 메달(38개)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금메달 숫자 역시 알마티 대회 당시 13개를 뛰어넘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중국을 10-0(2-0 4-0 4-0)으로 대파하고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따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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