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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인제 추락 무인기, '백령도 무인기'와 비교해보니

입력 : 2017-06-21 18:53:28 수정 : 2017-06-21 22: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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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거리 600㎞까지 ↑ … 韓·美·日 등 다국적 부품 사용 / 연료탱크·배터리 용량 두 배 이상 늘려 / 카메라 무게 줄이고 엔진성능도 개량 / 날개 구동기 한국 하이텍사 제품 쓰고 체코산 엔진에 캐나다산 컴퓨터 장착 / 주요 구성품들 中기업 통해 반입한 듯 지난 8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는 북한이 2014년 3월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를 기반으로 비행거리를 최대 600㎞까지 연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를 기반으로 비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시도를 했다. 우선 연료탱크와 배터리 용량을 높였다. 연료탱크 용량은 3.4L에서 7.47L로 두 배 이상 늘렸으며, 배터리 용량도 5200밀리암페어(mAh)에서 1만600밀리암페어(mAh)로 크게 늘어났다. 대신 카메라는 900g 일본 니콘 카메라에서 400g 무게의 일본 소니 카메라로 바꿔 무인기 중량 증가 억제를 시도했다. 연료탱크 용량만 3㎏이 늘어났으므로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기존의 35cc 엔진을 50cc 엔진으로 교체하고 날개 폭을 40㎝ 늘려 양력(揚力)을 더 많이 받도록 했다. 

최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 국방부는 이날 무인기 조사결과 및 대북 경고성명을 발표했다.
이 같은 성능 개량 결과 북한은 백령도에 추락했던 무인기의 기체 특성을 유지하면서 비행거리를 180~300㎞에서 360~600㎞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리는 데 성공했다. 만약 엔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발진 기지가 있는 강원도 금강 지역에 무사히 도착했을 가능성이 크다. 군 당국은 무인기에 장착된 것과 동일한 엔진을 구입해 상태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엔진 이상이 발생한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탑재장비는 백령도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와 비교하면 단순한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백령도에 추락했던 무인기는 엔진을 통제하는 비행조종컴퓨터와 카메라 작동을 제어하는 임무컴퓨터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었다. 인제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는 비행조종컴퓨터가 엔진과 카메라를 모두 통제했다.

무인기에 사용된 부품은 한국, 미국, 일본, 체코, 캐나다, 스위스 제품이 사용됐다. 무인기 날개 조종면을 움직이는 데 쓰이는 서보 구동기는 한국 하이텍(Hitec)사 제품이 쓰였다. 엔진은 체코 라타(ROTO)사의 50V2 엔진이 장착됐다. 비행조종컴퓨터는 캐나다 마이크로파일럿(MicroPilot)사가 생산하는 MP2028로 비행계획에 따른 무인기의 항로점 자동비행과 고도·속도 유지에 쓰였다. 통신모듈은 명판이 제거되어 제조사를 알 수 없지만 모듈에 장착된 GPS(인공위성위치정보)수신기는 스위스 유블록스(Ublox)사, GPS 안테나는 미국 트림블(Trimble)사 제품이 사용됐다. 이 제품들은 고해상도 사진 전송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 이착륙 과정에서 지상 신호를 수진하는 RC수신기는 일본 후타바(Futaba)사의 R6208SB다. 제조사를 알 수 없는 프로펠러 등 다른 구성품들 역시 해외에서 반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최근 강원도 인제지역에서 발견된 소형무인기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공개한 소형무인기의 연료통의 모습.
남정탁 기자
북한이 무인기의 주요 구성품을 외국 제품으로 채운 것은 자체 제작보다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쓰는 것이 더 저렴하고 무인기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의 경우 상업용 무인기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이 관련 구성품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는 만큼 북한이 무인기 제작에 필요한 구성품을 중국 기업을 통해 반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은 중국 중간업자에 의존하면서 현금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상업용품을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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