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씨는 "어느 정도 살다가 적당한 때가 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병원에 몇년씩 누워지내는 노후 인생은 본인이나 자식에게 너무 부담스럽다.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만큼만 사는 게 깔끔할 것 같다"고 밝혔다.
C씨는 "북유럽 국가들은 인구가 500만명에 불과한데도 잘 먹고 잘 산다. 절대적인 인구 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인구가 적당해야 경쟁도 덜 하고, 여유있게 살 수 있다. 청년층이 줄어들면 일본처럼 취업이 잘 될 것"이라고 전했다.
D씨는 "일반 국민이 애를 낳는 실질적인 이유는 노년에 보살핌을 받기 위한 것"이라며 "어차피 요즘은 말년에 자식에게 보살핌 받기 힘들게 됐다. 자식을 낳아야 할 이유 중 하나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E씨는 "정부는 쓸데없는 출산 장려책 보다는 현재 청년층에게 투자하여 일당백으로 국제경쟁력 있는 유망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 다소 줄어들던 우리나라의 사망률이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다시 상승하고 있다.
보건이나 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사망률이 낮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령 인구 자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연간 출생아 수는 1983년 80만명 아래로 내려간 뒤 꾸준히 감소해 이른바 '반토막' 나는 등 저출산·고령화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추세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은 1983년 637.8명이었다가 다음해 585.2명로 줄어 500명대로 처음 진입했다.
이후 사망률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감소했다. 2006∼2009년은 각각 495.6명, 498.4명, 498.2명, 497.3명으로 4년 연속 400명대를 기록하면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사망률은 다시 반등해 2015년 541.5명까지 급증했다. 539.8명이었던 1992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사망률이 'U'자 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그만큼 고령화가 더욱 심화했기 때문이다.
◆사망률 'U'자 곡선, 고령화 더욱 심각해졌다는 방증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우리나라는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2000년 7%를 넘어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4월 말 현재 비율은 13.8%로 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특히 급증한 것은 2010년 이후다. 2008∼2010년 3년 연속으로 10%대(10.2%·10.6%·10.9%)를 유지했지만, 이후 작년까지 11.2%→11.7%→12.2%→12.7→13.1%→13.5%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사망률이 다시 500을 넘기 시작한 시점(2010년)과 일치한다.
통계청은 "보건과 경제 수준이 좋아지면서 사망률이 낮아졌는데 이제는 고령 인구 자체가 많아지다 보니까 사망자 수도 많아져 사망률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8만1000명을 기록해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출생아수 40만명 수준…조만간 30만명대로 주저앉을 듯
저출산 기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은 한국의 저출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를 1983년으로 보고 있다. 당시 1년간 출생아 수는 76만9000명으로, 1년 전 84만8000명보다 9.3% 감소해 70만명대로 들어섰다.
이어 1984년에는 12.3% 줄어든 67만5000명을 기록해 6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1991∼1995년 출생아 수는 70만명대로 회복되기도 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2001년에는 50만명대(55만5000명)로 떨어지고서 2002년 1년 만에 40만명대(49만2000명)로 주저앉았다. 그 이후 연간 출생아 수는 단 한 번도 40만명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작년은 40만6000명을 기록, 간신히 40만명대를 턱걸이했다.
올해 5월까지 누적 출생아 수는 15만96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4% 줄었다. 30만명대로 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것이 통계청의 판단이다.
이런 현상은 30년 이상 저출산 현상(합계출산율 2.1 미만)이 지속하고, 지난 15년간은 초저출산 현상(합계출산율 1.3 미만)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출산·고령화 기조가 계속되면 한국 총인구는 2031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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