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정부의 성급한 가상화폐 규제가 시장에 혼란을 부추겼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개발을 위축시켰다고 판단, 가상화폐 시장을 양성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잡았다.
이날 추경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한국당 가상화폐 대책 태스크포스(TF)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상화폐 제도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지도부는 가상화폐 시장의 제도권 편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준표 대표는 축사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부처 간 입장 조율도 거치지 않은 채 성급하게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거론했다가 번복해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상 가상화폐에 대한 개념 및 법적 성격이 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인위적 규제에 나서는 건 헌법상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가상화폐 새장을 제도권에 편입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신기술과 신산업이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국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블록체인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자정기능을 살려낼 수 있는 합리적 규제와 지원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 연사들의 발표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의 양성화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정부가 시장에 대한 전체적 이해를 하지 않고 부작용에 집중해 근시안적 정책을 폈고, 시장은 이를 제도권 편입의 신호로 이해하기도 했다"고 혼란의 양상을 설명했다.
그는 "적시에 안정화 정책을 폈다면 가상화폐가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었지만, 정부의 잘못된 전제로 실기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는 관심이 적다"고 꼬집었다.
홍승필 성신여대 융합보안학과 교수는 "정부가 '암호통화 투기는 규제하고 블록체인 기술 발전은 지원한다'는 기본 방침을 내놓았으나 암호통화와 블록체인 기술을 분리하고 생각하겠다는 발언은 결론적으로 쉽지 않은 접근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묻지 마 투기'로 시장이 과열된 상황만 보고 거래소 운영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 생태계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사업화할 수 있는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또 참여자들에게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 가이드를 해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호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은 미국·일본·중국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외국 정부에서는 발 빠르게 블록체인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고 있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사 같은 외국 글로벌 기업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확보하고자 사활을 걸고 치열히 경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블록체인 기술 중요성을 아직 인식 못 했다"며 "블록체인 기술 개발은 우리나라 정보 주권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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