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프로배구 V리그의 선수들이 꿈을 꾸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 내내 코트에서 뒹굴었던 한 시즌을 우승이라는 결실로 돌려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승의 자리는 하나뿐.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 꿈을 이룬 희열 대신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끝내야 한다.
정규시즌 대장정을 끝낸 V리그가 마침내 2018~2019시즌 최강자를 가릴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여자부는 15일 김천체육관에서 정규리그 2위 한국도로공사와 3위 GS칼텍스가 플레이오프(3전2승제)를 치르고, 남자부는 16일 2위 현대캐피탈과 3위 우리카드가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대결한다. 이 혈전에서 승리한 팀이 여자부 1위 흥국생명, 남자부 1위 대한항공과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에서 각각 맞붙는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2년 만의 통합우승 재도전에 나선다. 그들은 2016~2017시즌 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고, 지난 시즌은 아예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올해는 반드시 통합우승을 차지해 2년 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낸다는 각오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12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2년 전에는 나도, 우리 선수들도 챔피언결정전 경험이 없었다. 실패를 통해 우리 팀은 더 단단해졌다”면서 다른 결과를 약속했다. 지난 시즌 최초로 챔피언에 오른 도로공사는 2연패를 노린다. 이효희(39), 정대영(38) 등 베테랑들이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만큼 우승 기회가 왔을 때 꼭 잡아야만 한다. 시즌 막바지 성적 수직상승으로 기세도 올라있다. 여기에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GS칼텍스가 대반전에 도전한다. 젊은 팀의 패기로 시리즈 초반 기세를 잡는다면 이변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남자부는 2년간 리그를 양분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건재한 가운데 돌풍을 일으킨 우리카드가 도전하는 구도다. 지난 시즌 첫 챔프전 우승의 감격을 맛본 대한항공은 정지석, 곽승석 등 공수를 겸비한 스타들을 앞세워 이번에는 팀 최초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현대캐피탈은 크리스티안 파다르, 전광인, 신영석 등의 막강한 공격력으로 대한항공을 저지하고 2년 만에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올 시즌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시즌 내내 위력을 발휘한 리버맨 아가메즈와 노재욱의 콤비플레이로 반전을 노린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2년 전 정규리그 우승, 작년 챔프전 우승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두 개를 모두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에 맞서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올 시즌 아쉬움이 많이 남은 부분을 플레이오프에서 폭발하도록 하겠다”며 막판 뒤집기의 의지를 내비쳤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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