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불타오르던 ‘봄배구’가 마침내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 2018~2019시즌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이 2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여자부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이어 다음날 같은 곳에서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도 시작된다.
승부의 향방은 모든 경기가 오리무중이다. 남녀부 모두 시즌 막판까지 정규리그 1, 2위를 다투던 팀들 간의 정상결전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한끝 차이로 결정 날 수밖에 없다. 이때 승부의 기운을 자신의 팀으로 끌고 오는 것이 에이스의 역할.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현역 최고를 다투는 남녀 4명의 선수가 정면 충돌한다. 여자부의 이재영(23·흥국생명), 박정아(26·도로공사), 남자부의 정지석(24·대한항공), 전광인(28·현대캐피탈)이 주인공이다.
이중 이재영과 박정아는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여자부 국내 최고 공격수 자리를 가린다. 두 선수는 정규시즌 내내 토종선수들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도 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줬고, 결국 이재영이 득점 2위(624득점), 박정아가 4위(588득점)의 성과를 올렸다. 두 특급 공격수의 대결은 표면상으로는 이재영이 이끄는 흥국생명의 절대 우위다. 도로공사가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혈전을 치르고 올라와 박정아를 보좌할 이효희(39), 정대영(38), 파튜(34) 등 노장들의 체력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공격부담이 한층 더 커진 박정아가 이재영과의 정면대결을 이겨낼 수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자부가 최고 공격수를 가리는 대결이라면 남자부는 최고 만능 플레이어를 가리는 대결이다. 정지석이 득점 9위(548득점), 전광인이 득점 10위(466득점)로 정상급 공격력을 보여준 데다가 수비에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비에서 전광인이 세트당 5.26개로 1위에 올랐고, 정지석이 5.12개로 뒤를 이었다. 남자부의 경우 여전히 외국인공격수의 비중이 크지만 정규시즌 성패를 가른 것은 이들의 활약이었다. 이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지석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좌우 날개 동료인 미차 가스피리니(35), 곽승석(31)의 활로를 열어줄 경우 현대캐피탈은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전광인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외국인 공격수 크리스티안 파다르(23)의 부상으로 공격에서도 더욱 힘을 내야 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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