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방해’ 이병기·조윤선 집행유예, 안종범 무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비서관,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왼쪽부터)이 25일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설립과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비서관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도 마찬가지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와 달리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2부(민철기 부장판사)는 2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장관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윤 전 차관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형법상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며, 피고인들의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들이 하급자들에게 세월호 특조위 관련 현안대응 방안 등을 담은 문건들을 기획·작성·실행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 중 작성을 뺀 나머지 검찰의 공소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제 문건들에 대한)기획 및 실행 부분은 공소 사실이 특정될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공소장에 기재된 문건별로 피고인들에게 작성을 지시할 권한이 있었는지, 작성을 지시했는지, 피고인들 간 공모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차례로 판단했고 그에 따라 형량을 정했다고 전했다.

피고인들은 앞서 특조위 내부 상황과 활동 동향을 파악하고, 활동을 방해할 방안을 마련해 실행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동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