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7가닥·옷가지로 장례 치른 고유정 사건 유족…화장터도 이용 못해

고유정 사건 피해자 유족이 시신을 찾지 못해 시신 없이 장례를 치렀다.

장례는 제주 시내 한 장례식장에서 지난 27∼29일 진행됐다. 일반적인 장례 절차로 진행됐지만 피해자의 시신을 찾지 못해 유족은 평소 피해자가 쓰던 모자 5개 전부를 뒤져 찾은 머리카락 7가닥과 생전에 입던 옷가지로 장례를 치렀다.

유족 측은 “시신을 찾기 전까진 장례를 치르지 않으려고 했지만, 9월 1일이면 사건 발생 100일째”라며 “49재도 치르지 못한 상황에서 더는 늦추지 못하겠다는 판단에서 장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장례식에는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의 후임 장원석 제주동부서장이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 서장은 유족에게 “피해자 시신 수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장례식 마지막 날인 29일. 유족은 고인이 근무했던 제주대학교 연구실과 고향 등을 돌아보고, 고인이 봉안될 절로 향했다.

그러나 화장터 규정상 “시신이 아니면 받아줄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은 불교식 화장으로 피해자 머리카락 7가닥과 옷가지, 다라니 등을 태울 예정이다.

유족은 다음 달 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백일제를 지낸다. 2일에는 불교식 화장을 진행한 뒤 이를 봉안탑에 안치시킨다.

유족 측은 “뼛조각 하나라도 찾는 게 소원이다. 고씨는 우리 가족 모두를 죽인 거나 다름없다”며 “살인자 고씨가 좋은 변호사를 써서 몇십년 살다가 가석방되지 않도록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경찰은 고유정 사건의 피해자 강씨에 대한 시신 수색 작업을 3개월 넘게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피해자의 유해는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e-mail]

사진=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