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인 사건’ 피고인 고유정(36·구속기소)이 16일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이른바 ‘커튼머리’로 출석해 또 다시 공분을 샀다.
고유정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세 번째 재판에 나서기 위해 제주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유정은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 채 고개를 푹 숙였다. 호송차에서 내려 법원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땅바닥을 보며 걸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수면제 일종인 ‘졸피뎀’(수면유도제)이 검출된 혈흔이 고유정의 것인지 전남편 강모(36)씨의 것인지 본격적인 증거 조사에 나선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2차 공판에서 혈흔 속 졸피뎀 성분의 주인을 명확히 밝히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조사관과 대검찰청 DNA 분석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당시 검찰은 “국과수 조사 결과 범행현장에 있던 이불에서 피해자의 DNA가 발견됐다”며 고유정이 살인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고유정 측은 졸피뎀을 범행에 사용한 사실이 없다며 “강씨가 사건 당일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또 “피고인 차량에서 나온 이불과 담요에서 혈흔이 나왔고 거기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검찰이 주장하지만, 담요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혈흔이 모두 나왔다”며 “따라서 졸피뎀이 피해자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피고인 혈흔에서 나온 것인지 특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는 고유정의 계획범죄 여부와 지난 공판에서 고유정 측이 요구한 현장검증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여부도 판단할 예정이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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