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이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이 1주년을 맞은 것을 언급하며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년 전 화려한 이벤트가 무색하게도 현재 남북관계와 우리의 안보는 그야말로 참담한 상황"이라며 "반면에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역대급 성과를 거둔 1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꼬았다.
황 대표는 "북한은 우리가 9·19 군사합의에 매달려 손 놓고 있는 사이 미사일과 방사포를 열 번이나 발사하면서 신무기 개발을 사실상 완료할 수 있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국제 공조를 흔드는 틈을 타서 핵무기를 더욱 고도화하는 이런 일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한 뚜렷한 성과는 모조리 북한의 것이었다"면서 "9·19 평양 공동선언, 9·19 남북군사합의 반드시 폐기시켜야 한다. 남북합의 전반의 폐기를 대통령이 직접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또한 "애초부터 잘못된 내용, 잘못된 합의였다"며 "결과는 안보 재앙이었다 무장해제였다. 국방포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장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하고 이 군사합의 체결에 책임 있는 자에 대해서는 문책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만 고도화 시켜주고 한 일이라고는 GP 철거 비롯한 셀프 무장해제, 남북철도 관련해서 착공 없는 착공식 등 쇼로만 일관하며 국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외교안보 라인의 네 사람을 대통령이 바로 책임을 물어 파면하고 대통령 스스로도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른미래 "9.19 남북군사합의 휴지 조각"
바른미래당이 1주년을 맞이한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9.19 군사합의는 북한의 군사 도발과 긴장의 격화로 인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 역시 이 합의에 기초해서도 북한에 분명한 말을 하지 못하는 행태가 지속되면서 국민의 불신은 더욱 커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 1년에 대한 평가는 인색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은 합의서에 명시된 통천에서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려 열 번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입장에서 중요한 비행정찰이 완전 차단돼 우리로서는 큰 타격이 됐고 북측에는 큰 군사적 이점을 안겨줬다"며 "한미군사훈련을 대폭 축소 변경했지만 북한은 이를 계속 트집 잡으며 이의제기를 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우리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의 잇따른 고강도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위반했다고 말하기를 회피하며, 오히려 북한의 소행을 축소하고 두둔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9.19 군사합의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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