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과 의정부지검 평검사들이 20일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야당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큰 가운데 조 장관이 검찰 개혁의 강한 의지를 보이며 취임 후 처음으로 일선 검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검사들이 대화 비공개를 요청한 데다 진솔한 대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 일정조차 알리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의정부지검에 도착, 수사관 등 일반직 직원 19명과 평검사 20여명을 각각 소회의실과 대회의실에서 차례로 만났다.
검사들과의 대화는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으면서 1시간 30분 정도 진행하기로 예정됐으나 45분 가량이나 넘긴 이날 오후 2시 15분쯤 끝났다.
세간의 관심만큼이나 많은 얘기가 오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 장관 역시 의정부지검을 나서며 "주로 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조치할 건지 간략히 말했다"며 "얘기가 점점 많아지는 등 활발한 대화를 해 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화는 각본 없이 자유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법무부와 의정부지검 측은 전했다. 참석자는 평검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했다. 40세 이하 평검사들이 주를 이뤘으며 검사장 등 간부급은 배석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검사들은 수사권 조정 안, 형사부 업무 경감, 인사 제도 등에 관한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조 장관 가족의 수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퇴 촉구와 같은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열린 일반직과의 대화에서는 수사관 승진 적체와 인사권 변경, 복지·처우 개선 등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여야가 국정감사 일정에 최종 합의하면서 정기국회는 정상화됐으나, 조 장관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날로 격화하고 있다.
여당은 '정쟁 국정감사 반대' 입장 아래 민생 정기국회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은 "조국 파면이 민생 시작"이라면서 '조국 국감'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 수용을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정쟁 무시' 기조로 대응하면서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여야 간 이런 현격한 입장차에 따라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등을 거치면서 이른바 '조국 대치'는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전날 밤 회동을 통해 ▲ 9월 26일∼10월 1일 대정부 질문 ▲ 10월 2∼21일 국정감사 ▲ 10월 28∼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의 정기국회 의사 일정을 확정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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