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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존엄하다. 생명은 신의 선물이요, 부모와 형제자매의 사랑, 친지의 애틋한 정이 깃든 결실체이기에 고귀한 것이다.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인재를 구하는 현량책(賢良策)을 제시한 인물로 유명한 동중서가 지은 ‘춘추번로(春秋繁露)’는 “하늘 또한 희로애락의 심기가 있으니 사람과 서로 버금하고, 유사한 것으로 합해 보면 하늘과 사람은 하나이다(天亦有喜怒之氣 哀樂之心 與人相副 以類合之 天人一也)”라고 밝히고 있다. 하늘과 인간의 내재적 가치를 동일시할 정도로 사람의 가치를 높게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인간을 소우주(小宇宙)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생명 외경(畏敬)-.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뭇 생명의 존귀함을 소중히 여기는 정신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고 모든 생명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상이다. 우리 민족의 생명존중 사상에는 인간과 만물을 구별하지 않는 조화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고려시대 문인인 이규보의 수필 ‘슬견설(蝨犬說)’은 머리나 옷 속의 이(蝨)와 개의 생명까지도 가치 있게 여기고 있다. 만물은 크기나 겉모습, 인간에 대한 이로움과 해로움과는 상관없이 모두 근원적으로 동일한 존재라는 ‘만물일류(萬物一流)’사상이 담겨 있다.

생명의 가치가 이토록 소중함에도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사례가 적잖다. 가수 겸 방송인 구하라가 최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절친한 사이였던 가수 설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이어서다. 이들이 악성 댓글로 압박을 받았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악플자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베르테르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지난해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삶은 새옹지마(塞翁之馬)이다. 인생길에 햇볕 드는 곳과 그늘, 희로애락은 쉴 새 없이 바뀌는 법이다. “불행은 복이 의지해 성장하는 곳이고 복은 재앙이 숨어 있는 곳이다. 결합은 헤어짐의 시작이고 즐거움은 근심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禍兮福所依 福兮禍所伏 合者離之始 樂兮憂所伏).” 노자 ‘도덕경’은 잘 말해주고 있잖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小宇宙 : ‘사람은 작은 우주와 같다는 내용으로 인간의 귀한 가치’를 뜻함.

小 작을 소, 宇 집 우, 宙 집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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