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의 아르바이트생이 마스크를 맨손으로 포장하고, 볼에 비비는 등 비위생적인 행동을 하는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면서 논란이 인 것과 관련, 해당 업체가 당시 생산한 마스크 1만여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귀한 마스크가 아르바이트생의 장난 탓에 대량 폐기 처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스크 제조업체 웰킵스는 5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이번 사건 발생 직후 아르바이트 관리자가 (해당 아르바이트생이 영상을 찍은) 당일 생산한 라인 전체 수량에 대해 출고 보류 조치를 했다”며 “문제 행동을 한 시간을 파악해 앞뒤 2시간씩, 총 4시간 동안 생산된 제품 전량을 폐기하겠다”고 알렸다. 이렇게 폐기되는 수량은 약 1만장에 달한다.
해당 아르바이트생은 용역회사를 통해 고용돼 지난달 25일부터 근무했으며, 전날 문제의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SNS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20세 여성으로 알려진 이 아르바이트생은 사측에 “초소형 마스크가 예뻐서 그랬다”, “유명 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른바 ‘맘카페’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전날부터 문제의 영상과 사진 등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했다. 일부 누리꾼은 웰킵스 본사와 구매처 게시판 등에 이를 알리며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웰킵스는 다만 맨손 포장과 관련해서는 “자동 포장은 원가절감이나 위생에 최적이지만, 불량제품을 거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맨손 작업 시 하루 10회 이상 손 소독을 강제하고 있어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것보다 더 위생적”이라고 해명했다. 이 회사는 또 “위생관리 강화를 위해 관리 인원을 대폭 보강하고 위생모, 마스크, 위생복, 장갑 착용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오늘 내로 실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웰킵스는 “주간에는 지역 주민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공하고, 야간에는 용역회사를 통해 인력을 공급받는다”면서 “공장이 지방에 있어 야간 작업자를 구할 수없고, 본사 직원이 철야 근무를 하며 감독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회사는 그러면서 “웰킵스는 미국 넘버원(No.1) 손 소독제인 퓨렐의 한국 본사”라며 “절대 비위생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 이전까지 ‘착한 기업’으로 주목받던 웰킵스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웰킵스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1월 말부터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데도 출고가를 인상하지 않아 착한 마스크라는 찬사를 받았다. 당시 웰킵스는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판매자의 제품은 우리 제품을 직접 취급하는 판매자 혹은 채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