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 경기 등 광역 대도시에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인천을 제외한 지역의 신천지 교인 검사 비율은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경북 구미을) 의원이 지난 4∼11일 16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코로나19 방역 및 신천지 교인 관리 실태’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신천지 교인이 가장 많은 서울, 경기의 교인 검사 비율은 각각 3.4%(1302명), 2.0%(690명)였다. 서울의 신천지 교인 수는 3만8114명, 경기는 3만3809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4∼11일 사이에 확인한 것으로 14일 기준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신천지 교인 중 증상이 있다고 답한 유증상자 대비 검사 비율은 서울 100%, 경기 88.4%지만 증상 없는 환자와 당국의 전화 문진에 사실대로 답하지 않는 경우를 고려했을 때 검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 지자체는 신천지 교인 명단을 입수해 전화 등으로 증상 유무에 대해 질문하는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검사’는 ‘증상이 있다’고 답한 유증상자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 공무원,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교사 등 고위험 직업군에 한해 진행 중이다.
경기도의 경우 이러한 신천지 고위험군이 6273명에 달했지만 검사자는 690명에 그쳐 고위험군 대비 검사 비율이 10.9%에 불과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대구·경북은 전체 신천지 교인 대비 검사 비율이 각각 99.2%, 92.3%에 달했다. 증상 유무를 떠나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천은 선제적으로 검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인천의 신천지 교인 검사 비율은 28.5%로 대구·경북을 제외한 지자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인천의 신천지 유증상자는 96명이지만 실제 검사자 수는 3376명에 달했다.
김현권 의원은 “인천은 매일 거의 1000명씩 신천지 검사자를 추가하며 비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대구·경북처럼 전수 검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의 신전치 교인 검사 비율은 0.9%, 전남 1.9%, 대전 2.5%, 충북 2.7%, 충남 2.8%, 부산 3.0%, 전북 3.3%, 강원 3.7%, 경남 4.9%, 울산 5.8%, 제주 8.8% 등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신천지 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강원·광주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대구는 확진자(5663명) 가운데 72%(4085명)이, 경북은 1043명 중 51%(530명)이 신천지 교인이었다.
이보다 절대적인 확진자 수는 적지만 신천지 연관 비율이 높은 곳이 강원과 광주였다. 강원은 확진자(23명) 중 78%(18명)이, 광주는 13명 중 54%(7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 울산의 확진자 수는 강원과 같았지만 신천지 연관 비율은 30%로 더 낮았다.
그 외 지역의 확진자 대비 신천지 연관 비율은 경남 36%, 전남 25%, 경기 18%, 충북 17%, 인천 15%, 전북 14%, 부산 7%, 대전 6%, 서울 2%, 충남·제주 0%였다.
김 의원은 “대구·경북·인천과 달리 서울·경기 등은 신천지 교인 수에 비해 신천지 검사자 수가 매우 적다”며 “인구가 밀집한 광역 대도시는 자칫 시기를 놓치면 겉잡을 수 없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확진자 중 신천진 교인 비율이 높은 강원도 등은 전수 조사에서 나아가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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