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에 표출된 4·15총선 후보자 관련 언급을 분석한 결과, 미래통합당 황교안·나경원 후보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이수진 후보보다 부정적인 언급 비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빅데이터 분석·컨설팅 업체인 언노운빅데이터와 리스틀리가 분석한 4·15총선 격전지 5곳의 소셜 빅데이터 분석자료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통합당 황교안 대표 관련 언급 중 부정 감성어의 비율은 46.8%, 긍정 감성어 비율은 21.8%였다. 황 대표는 분석 대상 10명 후보 중 언급량이 가장 많았다.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관련 언급 중 긍정 감성어 비율은 32.0%, 부정 감성어 비율은 36.6%였다.
이 위원장의 경우 일일 단위 조사에서 부정 감성어 비율이 50%를 넘은 날이 없었다.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달 27일(43.8%)이었다. 황 대표는 선거가 임박할수록 부정 감성어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기록했다. 48.2%(7일)→65.3%(8일)→68.4%(9일)로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실언 악재가 황 대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맞붙은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 후보의 부정 감성어 비율이 51.2%에 달했다. 긍정 감성어 비율은 23.9%에 그쳤다. 이 후보의 부정(36.6%)·긍정(32.0%) 감성어에 비하면 나 후보의 부정 감성어 비율이 두드러졌다.
다만 이 후보도 조사 초기보다는 선거가 임박할수록 부정 감성어 언급이 많아지는 경향을 띠었다. 나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연관 키워드 10위 안에 ‘판사’가 들어가 두 후보의 닮은꼴 이력이 많이 회자됐다. 반면 경제나 코로나19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언급은 상위권에 없었다. 나 후보 연관 키워드 중에서는 ‘딸’, ‘가족’, ‘남편’이 핵심 키워드에 등장했다. 나 후보의 딸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해 화제가 됐다.
서울 송파을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최재성 후보의 부정 감성어 비율이 40.5%로 통합당 배현진 후보(37.2%)보다 다소 높았다.
민주당 고민정, 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 광진을에서 고 후보의 긍정 감성어 비율은 33.5%, 부정 감성어 비율은 24.7%를 기록했다.
오 후보의 긍정 감성어 비율은 26.9%, 부정 감성어 비율은 36.5%였다. 후보자 연관 키워드에서는 오 후보의 경우 ‘서울’, ‘서울시장’이 많이 언급됐고 고 후보는 ‘민주당’, ‘청와대’, ‘문재인’, ‘청와대대변인’ 키워드가 자주 언급됐다.
분석에 참여한 천영준 데이터분석가는 “고 후보가 가장 당색이 강한 여당의 대표주자로, 오 후보는 가장 당색이 약한 야당의 대표주자라는 이미지로 두 후보가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언노운빅데이터는 지난달 20일부터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지난 9일까지 서울 종로·동작을·광진을·송파을과 부산 부산진갑의 여야 후보 10명이 언급된 트위터·인스타그램·블로그 등의 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의 글 47만2000여건을 수집해 감성분석을 실시했다. ‘후보자·지역구’가 함께 언급된 문서가 수집 대상이며 ‘이낙연 아들’, ‘황교안 신천지’ 등 프레임에 따라 특정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내용은 신뢰도 확보를 위해 배제됐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서울 종로 선거에서 오세훈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 후보는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정세균 후보를 월등히 앞섰지만 선거가 임박하면서 감성 분석에서는 부정 언급이 급증했다. 반면 정 후보는 같은 시기 ‘호소하다’, ‘밀리다’ 등의 키워드가 급상승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관측됐다.
천영준 데이터분석가는 “여론조사는 응답자의 의도성(지지)만 반영한 데이터이지만, 감성분석은 문장 단위의 맥락과 비의도성까지 포착한 데이터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태도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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