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심재철(사진) 원내대표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4·15 총선 참패 원인을 ‘정부·여당의 매표용 현금살포’라고 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도 포퓰리즘이 위력을 발휘했는데, 앞으로도 포퓰리즘이 크게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향후 우리리나라의 모든 선거에서 정책·제도의 이름으로 ‘공식적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지는 않을지 우려를 드러냈다.
심 원내대표는 △정부는 선거 이틀 전 아동수당을 40만원씩 뿌렸고 △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4월 말부터 신청하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100만원씩 준다고 했으며 △ 기획재정부는 (지원금 지급 대상을) 50%로 잡았다가 선거 때 70%로, 다시 전 국민으로 확대했다며 ‘현금살포’ 근거를 설명했다.
통합당은 제21대 총선에서 지역구 84석,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합쳐 10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심 원내대표는 “여당은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으며, “‘국회 선진화법’도 전혀 개의치 않고 무력화시키면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얼마만큼 한국의 자랑스러운 모습들이 망가지게 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21대 국회에선 ‘대여협상’이 더욱 험난해 질 것이라며 “통합당이 유연하면서 원칙 있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말로는 쉽지만, 현실에선 팍팍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이 바라는 개혁과 변화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국민이 원하는 눈높이에 행동을 맞추지 못했다. 그래서 예전의 이미지를 탈각하지 못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이번에 득표에 실패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말로만 개혁 공천이라 했지만 이기는 공천을 해야 했는데 무조건 바꾸는 게 능사인 것처럼 공천했다”면서 “현장에서 생존 능력이 안 되는 젊은이들을 ‘퓨처 메이커’라며 안 되는 지역에 투입했다.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도 있었다”라고 선거 패인을 열거했다.
심 원내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 부재’를 언급하며 “당의 얼굴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고 이런 요인으로 참패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통합당은 황 전 대표의 사임 이후 지난달 28일 심 원내대표 주도 아래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지만, 비대위 임기 문제를 해결할 당헌 개정이 상임전국위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심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보다는 비대위가 낫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전국위만 통과되고 상임전국위는 열리지 못했다”라며 “상임전국위를 못 열도록 일부의 압력이 분명히 있었고, 바로 그것 때문에 상임전국위가 무산된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적 쇄신을 해야 하고, 새롭게 많은 걸 변화시켜야 하는데, 우리 스스로 수술을 하기는 쉽지 않다. 내부에서 이런저런 인적 관계에 얽혀 제대로 추진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으며, “우리 스스로 수술대에 누워 자가 수술을 하겠다는 건 방법적인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9일 취임한 심 원내대표는 총선 당일 황 전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당대표 권한대행’도 함께 수행했다. 통합당은 8일 경선을 통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21대 국회 첫 원내지도부를 구성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