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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 손정우 美 인도 심사 돌입… 부친, 아들 ‘꼼수 고소’ 송환 막을까

입력 : 2020-05-17 19:16:31 수정 : 2020-05-17 19: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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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19일 심문기일… 6월 결정 / 부친, 아들 범죄수익은닉죄 고소 / 檢서 기소 땐 인도거절 사유 해당 / ‘고소권 남용’ 이유로 각하될 수도

이른바 ‘다크웹’을 통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대거 유포한 혐의를 받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가 미국 송환의 갈림길에 놓였다.

현재 폐쇄된 손정우가 운영한 다크웹 ‘웰컴투비디오’ 홈페이지

손씨 측은 이번 주 심문기일에서 범죄인 인도법상 ‘임의적 인도거절 사유’를 강조하며 인도를 불허해 달라고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즉, 손씨가 한국 국적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미국 송환이 비인도적이라고 주장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선 손씨 송환 논의가 한·미 법무부 간 1년 넘게 지속된 만큼 ‘판’이 엎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오는 19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사 청구와 관련해 심문기일을 연다. 법원은 손씨의 심문 등을 종합해 오는 6월 중에는 송환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이날 당사자인 손씨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손씨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구치소에 머물고 있는 만큼, 법원 별관에 따로 마련될 ‘특별 법정’에서 심리가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아버지가 올린 국민청원 글. 현재 비난 여론에 삭제된 상태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손씨 측은 관련 법률의 인도거절 법리를 파고드는 ‘투 트랙’ 전략으로 국내 잔류를 노리고 있다. 심문기일에서 그의 부친이 재판부에 낸 탄원서 내용대로 “언어·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되는 것은 가혹하다”는 취지의 반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범죄인 인도법에 따르면 범죄인의 성격과 처한 환경 등을 고려해 송환이 비인도적일 경우 인도를 거부할 수 있다.

아울러 손씨의 부친은 최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아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만약 검찰이 손씨를 해당 혐의로 기소해 국내 법원에서의 재판이 확정될 경우 ‘절대적 인도거절 사유’에 해당된다. 서울중앙지검은 형사4부(부장검사 신형식)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이 해당 고소를 각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고소권을 남용해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찰사건사무규칙에 따라 기소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고소 목적이 공공의 이익보다는 손씨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것인 만큼 각하 명분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간 ‘다크웹’을 운영해 약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그의 범죄 혐의 중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 판결을 내리게 되면 미국 연방 형법에 따라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할 수 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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