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백인 손가락에 조종당하는 흑인을 자사 광고에 넣었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사과하고 해당 영상도 삭제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8세대 골프 차량 광고 영상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8초 분량 영상에 등장한 흑인 남성은 백인 여성의 거대한 손가락 앞에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했다. 거리에 선 골프 차량에 남성이 타지 못하게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밀더니, 마지막에는 세게 튕겨 카페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영상 배경의 카페 간판에 적힌 ‘프티 콜롱(Petit Colon)’이 ‘작은 정착민’ 또는 ‘작은 식민지 개척자’를 뜻하고, 여성의 웃음과 함께 등장하는 광고문구 ‘새로운 골프(Der Neue Golf)’ 알파벳 순서 조합이 ‘검둥이’라는 모욕적인 뜻으로 독일에서 쓰이는 ‘네거(Neger)’인 점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흑인을 조롱한다” 등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폭스바겐 측은 처음에는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자 성명을 내고 “우리가 봐도 혐오스러운 광고다. 대중의 분노를 이해한다”고 사과했다. 또 “우리는 차별·비방·혐오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처음에 게재된 광고 원본은 삭제됐지만, 일부 SNS 계정에서는 복제된 영상을 여전히 볼 수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인스타그램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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