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며 미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이 흑인 남성이 숨진 후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머스대학은 5월 28일∼6월 1일 성인 807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표본오차 ±3.6%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52%가 바이든 전 부통령을, 41%가 트럼프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답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조사에서는 48% 대 45%, 4월 조사에서는 48% 대 44%, 지난달 조사에서는 50% 대 41%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점점 더 크게 앞서 왔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는 이보다 격차가 커져 바이든 전 부통령이 52%, 트럼프 대통령이 41% 지지를 받는다고 조사됐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인 데력 쇼빈한테 목을 9분 가까이 짓눌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이뤄졌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해당 경관은 파면된 뒤 검찰에 기소됐고 미국 전역에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유혈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도’ 등으로 부르며 군까지 동원한 강경대응 의지를 보였다. 지난 1일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경찰이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도록 조치한 뒤 여론은 악화했다.
패트릭 머리 몬머스대 여론조사연구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유권자 대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로 촉발된 이번 사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여론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차기 대통령 선거에 인종차별 문제가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해서는 ‘미치지 않을 것’(49%), ‘주요한 요인이 될 것’(33%), ‘영향이 미미할 것’(17%) 등의 순으로 답했다.
여론조사 전문분석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538)가 이날 기준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은 53.6%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42.7%)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 국정 지지율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은 43.7%로 지금과 1%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비율은 50.7%로 3.1%포인트 늘어났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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