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대권주자' 언급이 야권에 충격파를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밖에서 꿈틀거리는 사람도 있는 거로 안다"고 밝힌 뒤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빨라지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깜짝 놀랄 만한 후보' 소환이 총선 후 휴지기에 들어간 이들에게 자극제가 되는 것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연구소 미래10'(가칭)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년 이내 가까운 미래를 준비하는 싱크탱크로,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주변 인사들과 중지를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안심소득 등 '포스트 코로나' 해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전 시장은 5일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야당에 국민적 시선이 머물지 않는 상황에서 변화의 조짐으로 화제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제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하는 태도를 취했다.
총선 후 칩거에 들어가 경제·복지 관련 저서 집필에 몰두해온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정치권과 학계의 조력자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조만간 용산역 인근에 임시 사무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유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모두가 마음을 모아 치러야 하는 총력전"이라며 "당 안팎의 훌륭한 자원이 다 함께 경쟁하고 가장 뛰어난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측근은 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도정 경험을 토대로 중·장기적 어젠다 발굴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토론회 등을 통해 기본소득을 비롯한 미래 의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일한 원내 잠룡인 홍준표 의원은 '친정'인 통합당 의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미래혁신포럼 고문을 맡고 있으며, 법안 공동 발의에도 적극적이다.
김 위원장 측은 통화에서 "당 밖 인사를 거론한다거나, '튀어나오라'는 메시지는 사실상 내부를 향한 자극과 독려의 성격이 더 크다"며 "기존 주자들이 실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지난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 기존 보건복지부를 국민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고, 국민보건부 산하에 지방방역청을 마련해야 전국적이고 체계적인 방역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민보건부' 신설은 지난 4·15총선 당시에도 '신(新)국가 감염병 방역체계'의 목적으로 당 차원에서 구상됐던 사안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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