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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환상적인 ‘극장골’… 위기의 발렌시아 구했다

입력 : 2020-07-08 20:59:50 수정 : 2020-07-08 2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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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돌리드戰 결승골 폭발 / 후반전 교체 출전… 득점포 재가동 / 9개월 12일 만에 ‘골맛’… 시즌 2호 / 1무3패 부진 딛고 5경기 만에 승리 / 곤살레스 감독대행에 첫승 선물 / 위축됐던 팀내 입지 ‘반전’ 기대감
이강인(오른쪽)이 8일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바야돌리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 43분 극적인 결승 중거리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발렌시아 SNS 캡처

축구에서 답답한 경기 상황을 한순간에 푸는 데에 골만큼 좋은 것은 없다. 이는 선수 개인의 행보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동료에 밀리거나 감독이 구사하는 팀 전술에 맞지 않는 등 여러 요소로 앞길이 막힌 선수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데에는 골이 최고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미드필더 이강인(19)에게 바로 이런 골이 필요했다. 올 시즌 내내 출장시간을 얻지 못하면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축소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득점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려야만 했다.

이런 이강인이 필요했던 득점을 마침내 만들어냈다. 발렌시아는 8일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바야돌리드와의 2019~2020시즌 35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1-1로 경기가 팽팽히 진행되던 후반 43분 이강인이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 극장골을 만들어냈다.

이날 이강인은 후반 18분 카를로스 솔레르(23)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30일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보로 곤살레스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앞선 두 경기에서 그는 내내 벤치를 지킨 바 있다. 기대했던 새로운 환경에서도 출장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애가 탈 만도 한 상황. 하지만, 어렵게 출장한 이강인은 과도한 의욕을 보여주기보다 오히려 침착하게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갔다. 몇 번의 인상적인 장면도 만들었다. 후반 22분 이강인이 우측에서 길게 연결한 공을 마누 바예호(23)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37분에는 좌측에서 올린 절묘한 크로스를 막시 고메스(24)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공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갔다. 오프사이드까지 선언됐지만 이강인의 번뜩이는 천재성은 충분히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여기에 이강인은 스스로 골을 만들며 활약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43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볼을 잡아 수비수 2명을 앞에 놓고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고 슈팅은 수비수 2명 틈 사이를 지나 골키퍼까지 무너뜨리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로써 이강인은 지난해 9월 25일 헤타페를 상대로 리그 데뷔골을 터트린 뒤 무려 9개월 12일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시즌 2호 골을 기록했다.

결국, 이 득점이 결승골이 돼 발렌시아는 힘겹게 경기를 잡아냈다. 의미가 큰 승리였다. 오사수나와의 30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최근 1무 3패의 부진을 씻고 5경기 만에 만든 승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보로 곤살레스 감독대행에게 첫승을 안겼다.

이 골은 꽉 막혔던 이강인의 앞길을 열어주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뒤 곤살레스 감독도 “이강인은 수비라인을 깰 수 있고 전방 공격수들에게 적절한 패스도 넣을 줄 아는 선수”라며 자신의 첫승을 만들어준 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의 인정 속에 남은 시즌 활약을 늘려갈 경우 발렌시아 구단 내에서의 입지 반전도 기대해볼 만하다. 출장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팀으로 이적을 시도할 때도 이번 골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점점 잊히고 있던 천재성을 다시 상기시켜 이적 시장에서의 가치를 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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