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항구 폭발 현장 인근 병원의 한 간호사가 사고 당시 아비규환 속에서도 신생아들을 끌어안은 사진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레바논의 사진기자 비랄 자위치는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알 로움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는 현장에서 신생아들을 꼭 끌어안은 한 간호사를 마주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간호사는 폭발 사고 충격으로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돌보던 아기들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병원 건물 밖에서 마구 뛰어다녔지만, 이 간호사는 침착하게 치료실 안에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간호사의 사진을 촬영한 자위치는 “그는 내면의 모든 힘을 이끌어내서 아기들을 보호하고 있었다”며 “간호사는 끝까지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고 CNN에 말했다.
사진 속 간호사는 몰아친 충격파에 정신을 잃었다가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품 안에 아기들이 있었다고 자위치에게 말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병원에서는 병문안을 온 방문객 두 명과 간호사 4명이 사고로 숨졌다. 건물의 80% 이상이 파괴됐고, 의료장비 절반이 쓸 수 없게 됐다.
간호사가 끝까지 보호했던 아기들과 산모들은 무사히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5일 현지 방송 알마나르TV에 베이루트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135명, 부상자가 약 5000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또 주민 30만명 이상이 갈 곳을 잃었고, 재산 피해액만 30억달러(약 3조57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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