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의지 전제 관계 진전 강조
강경화 “바이든정부 대북정책
오바마 ‘전략적 인내’ 회귀 않을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9일 미국의 정권 교체기를 맞아 “이번 기회를 통해 북측이 남북합의와 북·미합의를 이행하고 비핵화에 전향적 의지를 보여준다면 남북 평화의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취임 후 첫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의 관계를 만든다면 더 좋은 정세의 흐름을 우리가 주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그간 북핵 협상을 중심으로 북·미관계 상황 전개에 맞춰 남북관계를 관리해온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제로 남북관계를 선제적으로 진전시켜 북·미 및 한반도 정세를 풀어나가자는 취지로도 읽힌다.
이 장관은 2000년 북·미 공동 코뮈니케와 2008년 싱가포르 회담 등을 통해 북·미 관계가 새로운 진전을 이뤘던 것을 거론했다.
그는 이어 “미 차기 정부와 공조해 더 나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한·미동맹 간의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보겠다”며 “진심으로 바이든 당선자가 평화의 현자가 되어 우리 겨레에 좋은 친구로 다가오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과) 코로나19 방역, 보건의료, 재난, 기후환경 분야에서 생명안전공동체를 향한 협력을 본격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흘 일정으로 방미한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한 뒤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당선인이 정부를 이끌면 대북정책이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여러 경과나 성과를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바이든 측 인사 접촉 여부에 대해선 “온 기회에 미국의 정국이 그런 방향이어서 대사관에서도 많이 준비한 것 같다”며 “아마 만난다 해도 그쪽에서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 공개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에 대해선 “굉장히 민감한 시기에 왔지만, 폼페이오 장관과는 늘 소통해왔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일인) 내년 1월 20일까지는 저의 상대역”이라며 “여러 현안에 대해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소용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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