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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노태강에 “도쿄올림픽 남북 동반입장 성사” 특명

입력 : 2020-11-10 15:50:30 수정 : 2020-11-10 16: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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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전문가란 점 감안해 IOC 있는 스위스 대사 발탁
“2032년 올림픽의 서울·평양 공동 개최 추진” 주문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노태강 신임 주(駐)스위스 대사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나란히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주(駐)스위스 대사로 기용한 목표가 ‘남북 스포츠 교류 활성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애초 외교부는 ‘관광대국 스위스와의 관광 교류 활성화’가 노 전 차관의 특임대사 발탁 이유인 것처럼 설명했지만, 실은 노 대사가 체육 전문가이고 스위스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음이 명확해졌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노 대사 등 신임 대사 10명을 불러 신임장을 수여했다. 노 대사 외에도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인사수석을 지낸 조현옥 주독일 대사, 유대종 주프랑스 대사, 추규호 주교황청 대사 등이 함께 신임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특별히 노 대사에게 “IOC와의 좋은 인연을 잘 살려서 도쿄올림픽 (개막식) 남북 동반 입장, 2032년 남북 올림픽 공동개최 등을 잘 협의해달라”며 “올림픽이 세계평화의 대제전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IOC와의 좋은 인연’이라는 대목은 노 대사가 체육, 특히 국제체육 분야의 전문가란 점을 강조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육계 등에 따르면 노 대사는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뒤 체육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 문체부에서 국제체육과장(2003년 7월∼2005년 8월)과 체육국장(2012년 2월∼2013년 8월)을 지낸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문체부 2차관으로 재직 중이던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총괄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한국과 북한은 여자 아이스하키 등 종목에서 단일 팀을 내보냈는데 노 대사는 주무부처 차관으로서 이를 진두지휘했다. 올림픽 기간 방한한 토마스 바흐 위원장 등 IOC 요인들과 수시로 접촉하며 올림픽 일정을 차질없이 수행한 것도 그의 성과였다.

올해 3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020년 도쿄올림픽의 1년 연기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은 세계 스포츠 외교의 총본산으로 꼽히는 곳인데 이번에 노 대사가 바로 그 스위스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대사가 된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오는 2032년 올림픽을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언급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한 해 늦춰진 내년 도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한이 공동 입장하는 것도 현 정부의 주된 관심사다.

 

남북의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도, 또 2021년 도쿄올림픽 공동 입장도 모두 IOC의 결단과 지원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문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스위스로 부임하는 노 대사가 세계 스포츠 외교 최고의 무대에서 과연 이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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