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보 대 범보수’ 양자대결 격화
LH 악재로 판세 與서 野로 기울어
민주당, 吳 내곡동 의혹 화력 집중
국민의힘, 文정권 심판론 불붙여
4·7 재보궐선거는 내년 대선을 앞둔 전초전으로 규정되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모두 ‘범진보 대 범보수’ 양자 대결구도가 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국정안정’과 ‘문재인정부 심판’을 내세워 진영전에 총력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공방이 과열돼 여야 선거전은 비방과 막말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했다.
7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양자구도가 되면서 정치적 의미가 더욱 커졌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범여권 단일후보인 박영선 후보의 견고한 지지세로 어느 정도 선거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여당의 오만한 입법 독주와 ‘내로남불’ 태도, 그리고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기름을 부으면서 판세가 급격히 요동쳤다. 지난달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대국민 사과를 했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도 “선거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도 드리고 약속했다. 모든 말씀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야당은 ‘탄핵 수렁’에서 5년 만에 탈출해 정권 탈환을 위한 교두보 구축을 위해 보수권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당초 야권에선 후보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필패한다는 긴장감이 있었지만,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오세훈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에도 성공하면서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국민의힘은 LH 사태 이후 대승을 자신하면서 판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여야가 선거 결과에 사활을 걸면서 양측은 정책이 사라진 최악의 네거티브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은 오 후보를 겨냥해 ‘내곡동 땅 셀프보상’ 의혹 제기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 땅 측량 현장 방문을 기억한다고 주장하는 생태탕집 아들을 “의인”, “민주주의를 지켜오신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국민의힘은 이에 “생떼탕”, “제2의 김대업 만들기”라며 맞섰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폭로했지만 결국 허위로 드러난 김대업사건을 소환한 것이다. 오 후보 캠프 조수진 대변인은 “민주당은 16년 전 봤다는 바지의 재질과 색, 페라가모 구두가 생떼탕의 밑재료라 한다. 고약한 ‘공작’의 악취”라고 비판했다.
부산시장 보선에선 김 후보가 박형준 후보의 가족 문제를 들춰내며 공격했고, 박형준 후보도 김 후보 친형 땅 매매 의혹 등으로 받아쳤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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