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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라도 기증하겠다”던 정진석 추기경…“모든 이들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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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7 23:37:20 수정 : 2021-04-28 0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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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90·니콜라오)이 27일 노환으로 선종하면서 생전 장기기증 서명에 따라 각막이 기증될 예정이다. 지난 2월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정 추기경은 고령의 나이때문에 장기기증이 실효성이 없을 땐 안구라도 기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언론 통화에서 “정 추기경께서 오늘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며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은 2006년 공개적으로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 서명한 바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정 추기경의 장기기증에 대해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 신부가 지난 2월 정 추기경이 입원한 병실을 방문한 뒤 그 일화를 지난달 초 페이스북에 소개한 바 있다. 허 신부는 페이스북 글에서 “(정 추기경은) 만약 나이로 인해 장기기증이 효과가 없다면 안구라도 기증해서 연구용으로 사용해주실 것을 연명(의료) 계획서에 직접 글을 써서 청원했다”며 “정 추기경님이 각막기증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아마도 어머니의 영향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 추기경의) 어머니는 죽어서도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당신의 안구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허 신부에 따르면 정 추기경은 당시 병실을 방문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등에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라며 “나의 부족함으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이들에게 부디 용서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1961년 사제품을 받은 정 추기경은 만 39세 때인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당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그는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돼 대주교로 승품했고, 2006년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되면서 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추기경이 됐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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