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A 어린이집은 2019년 5월, 2020년 3월 아동학대 행위로 보육교직원이 자격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아동학대 전후인 2019년 12월 실시된 한국보육진흥원의 어린이집 현장 평가의 ‘영유아 존중’, ‘공평한 태도’ 항목에서는 긍정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보육진흥원은 복지부로부터 어린이집 평가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감사원이 20일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육진흥원은 어린이집 평가시 방문일을 사전 통보한 후 평가 당일 어린이집 일과시간에 1회 관찰하는 방식으로 영유아 존중 등의 항목을 평가했다. 또한 ‘부정평가’의 기준은 보육교직원의 영유아에 대한 욕설·체벌 등으로 평가자 앞에서는 발생하기 어려운 행위들이었다.
그 결과 ‘영유아 존중’, ‘보육교직원 존중’ 항목의 긍정평가는 98.5%∼99.9%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어 보육진흥원은 2018년 말 평가항목에 추가된 ‘이용자 만족도’ 측정을 위한 평가척도조차 개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인천광역시 서구의 B 어린이집은 지난 2월 원장과 보육교사 7명의 영유아 학대가 적발됐지만 3개월 전인 2020년 11월 점검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지난 3∼4월 한국보육진흥원에 대한 감사 결과 이같은 사례가 발견됐다며 어린이집 평가 항목 중 영유아·보육교직원 존중 등에 대한 평가의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또 보육진흥원은 국공립어린이집 장기임차사업 대상 선정을 위한 심의자료를 작성하면서 행정처분 211건 중 104건, 지침·재무회계규칙 위반 159개 중 84개를 심의자료에서 누락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보육진흥원장에게 평가 당일 1회 관찰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항목에 대해서는 보호자와 보육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보완하는 등 평가 방법을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복지부에는 보육진흥원의 심의자료 작성 등 위탁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어린이집에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이를 소관 시군구에 통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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