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건넨 USB(이동식 저장장치)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주자 토론회에 소환됐다. 윤석열 후보는 향후 정권이 교체될 경우 해당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 파장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내용의 남북합의도 경우에 따라 폐기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28일 MBC에서 열린 방송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윤 후보에게 “남북정상회담 때 USB 넘겨준 일이 있다”며 “정권바뀌면 조사해야겠죠”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검찰총장 출신인 윤 후보는 “조사를 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게 무엇인지”라고 대답했다. 또 9·19 군사합의를 폐기할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그냥 폐기하는 게 아니라 북한에 9·19 군사합의를 확실하게 지키라고 촉구를 하고, 그래도 안 할 때는 폐기하겠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밝혔다.
해당 USB는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한테 건넨 것이다. 당시 해당 USB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에 대한 각계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초선·서울 구로을)은 해당 USB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전달됐으며,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겼다고 밝힌 바 있다. 원전 관련 내용이 담겼을 것이란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원전의 원 자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9·19 군사합의는 같은 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키로 한 합의다. 송영무 당시 국방장관과 북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남북 정상 앞에서 합의문에 사인하고 이를 교환했다. 여기에는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해상 평화수역화 △교류협력과 접촉 왕래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 강구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강구 등 합의사항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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