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
‘대규모 환불중단 사태’를 일으킨 선불할인 서비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권남희 대표와 공동설립자로 알려진 동생 권보군(34)씨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이영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대표와 권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사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지난 2018년 2월께부터 전자금융거래법에 규정된 선불 전자 지급수단 발행 관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로 머지플러스를 영업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회원은 선결제 방식으로 모집해 당국에 등록 없이 전자결제대행업을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5월부터 2500억원 상당의 현금성 ‘머지머니’를 돌려막기 식으로 판매한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은 두 사람이 90억원 상당의 머지플러스와 관계사 법인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했다.
경찰은 권 대표 등이 지난해 5월께 당국에 사업을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 중이다.
권 대표와 권씨는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는 어떻게 소명할 것인가”, “구체적인 환불 시점 등 계획은”,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사과할 마음 있는지”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회원 수를 100만명까지 끌어모았던 머지플러스는 올해 8월 11일 머지머니 판매 중단과 사용업체 축소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이후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가 몰려 머지플러스 본사 일대에서는 혼란을 빚기도 했다.
머지플러스가 2018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판매한 머지머니 총액은 3700억원에 달한다. 환불 사태 직후까지 이용자 55만명이 800억원 상당의 미사용 금액을 보유하고 있었다.
환불 요청은 올해 10월 말 기준 33만건, 액수로는 570억원이 접수됐지만 현재까지 실제로 환불된 금액은 수십억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환불 사태 이후 논란이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에도 피해자 총 465명이 25건의 고소장을 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구속된 권씨 남매를 상대로 구체적인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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