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 우주망원경을 뒤이어 초기 우주까지 관측 영역을 확대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25일 밤 9시 20분쯤(한국시간·현지 시각 25일 오전 9시20분)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인근의 유럽우주국(ESA) 발사장인 기아나 우주 센터에서 아리안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제임스 웹 망원경을 탑재한 아리안5호 로켓은 발사 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돼 예정 시간에 화염을 뿜으며 날아올랐다. 3분여 뒤 웹 망원경을 덮은 페어링도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발사는 순조로웠으나 제임스 웹 망원경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까지는 숱한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이 망원경은 지구 대기권을 벗어난 후에도 약 30일간 우주 공간을 이동한다. 지구에서 150만㎞ 떨어져,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이 같은 지점인 ‘라그랑주 L2’에 도착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지구와 나란히 공전하도록 설치된다.
설치 과정도 복잡하고 조심스럽다. 폭이 테니스장 크기로, 여러 겹으로 만든 거대 우산처럼 생긴 포일이 펼쳐진다. 태양열과 지구 및 달에서 오는 열을 가리기 위한 용도다. 이어서 18개의 육각형으로 된 금을 입힌 베릴륨 거울을 펼친다. 이 거울로 가시광선과 근·중 적외선을 포착한다. 본격적인 관측은 약 6개월 뒤부터 이뤄진다.
제임스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다.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 형태로 이어 붙여 주경의 지름이 6.5m로 허블(2.4m)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1996년부터 제작됐으며, 약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 원)가 투입됐다.
이 망원경이 허블 망원경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크기 외에 관측 범위도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길어 우주의 먼지와 가스 구름을 뚫고 더 멀리 가는 근적외선과 중적외선을 포착할 수 있다.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인 135억년 전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최대 1000광년 거리의 행성에서 산소 분자를 확인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외계행성의 대기 구성 성분까지 파악할 수 있어 망원경 관측 능력 한계로 숙제로 남겨뒀던 많은 우주 수수께끼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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