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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심상정 “남북합의 계승”… 윤석열·안철수 “단호히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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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1-17 15:03:02 수정 : 2022-01-17 15: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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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4인, 한미저널 인터뷰서 외교현안 입장차
文 정부 종전선언에는 李·沈 ‘긍정’ vs 尹·安 ‘비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여야 대선 후보 4인이 북핵 문제 해결방안과 대북관계, 종전선언 해법 등 외교·안보 핵심현안에 대해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놨다. 사안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일치된 의견을 보였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견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17일 전·현직 주미 특파원 모임인 한미클럽이 발행하는 외교·안보 전문 계간지 한미저널은 여야 대선 후보 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남북 합의는…李·沈 “계승해야” vs 尹·安 “북한 제대로 지키지 않아”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9·19 남북군사합의 등 문재인정부에서 이뤄진 남북 합의와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관련해 이 후보는 ‘계승’의 뜻을 밝혔다. 그는 “4·27 판문점선언,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 안정화에 굉장히 중요한 합의”라며 “최근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교착이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뢰 회복과 모멘텀 확보를 위해 남북과 북·미 간 합의의 유지·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협력이 평화를 공고히 하는 선순환체계를 구축해 ‘한반도 평화경제체제’를 수립하고, 나아가 동북아 평화경제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도 이와 관련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남북 합의로 지난 3년여 한반도에는 비록 불안하지만 군사적 긴장 없이 평화가 유지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이 합의를 우리 정부가 파기하거나 폐기함으로써 평화와 안정을 스스로 부정할 이유가 없으며, 그래서도 안된다”고 단언했다.

 

반면 윤 후보는 “4·27 판문점 선언은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9·19 남북군사합의 역시 북한이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아무리 정상 간 합의사항이라도 북한이 지킬 의사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의 남북 합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북한의 태도, 한반도 정세, 국민적 합의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도 “이미 북한은 해수부 공무원 피격,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연변 핵활동 재개 등 합의를 파기하고 비핵화가 남북관계 발전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기존 북·미 간, 남북 간 합의는 존중돼 (차기) 정부와 관계없이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국제사회와 함께 인도적 지원 노력은 계속하되, 북한의 상투적인 억지 주장과 도발에는 매우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9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종전선언…李·沈 ‘긍정’ vs 尹·安 ‘비판’

 

문재인정부의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이·심 후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윤·안 후보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후보는 “종전선언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면서도 “현 단계에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은 비핵화에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유엔사의 지위와 한·미동맹의 역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문재인정부의 주장은 근거 없는 희망적 사고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안 후보도 “종전선언은 정치공세가 일절 차단되는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신을 구현하는 촘촘한 구상과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특정 정권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서 일방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정부가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와 진정한 한반도 평화구조를 만들어내고 싶다면 ‘선(先) 종전선언 후(後) 비핵화’ 논의가 아닌 최소한 비핵화가 보장된 비핵화의 입구로서의 종전선언 로드맵을 국제사회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은 남북한 당사자를 포함하고 정전협정의 대상국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가장 현실성이 있다”고 평했다. 이어 “정전상태보다는 종전상태가 진전이며 한 발자국씩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한반도 전쟁 피해의 당사자는 우리이기에 그러므로 우리가 주도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 역시 “종전선언은 비핵화와 평화 체제로 가는 입구로서의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정치협상의 공간을 열 수 있다면 우리는 이를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종전선언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이것은 어디까지나 대화를 여는 수단이자 입구에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전략경쟁 속 대(對)중 관계는…구체적 해법에 ‘온도차’

 

여야 후보들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한·중관계를 위해서는 ‘국익’이 최우선이 돼야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에는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한국은 사안과 상황에 따라 국익 중심의 실용적 선택을 하는 것이 필수”라며 “결정은 외부가 아니라 우리가 한다는 원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조속한 방한이 성사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동맹의 가치와 경제적 의존의 균형을 도모하면서 주변국과 공존의 질서를 모색해야 한다”며 “중국과 사드로 인한 마찰은 현재 대부분 회복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굴욕외교 논란은 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윤 후보는 “미국과 중국 관계가 안보, 경제, 무역, 신기술 분야 등에 걸친 전방위 갈등 양상을 보임에 따라, 미국과의 동맹국으로서 우리의 입장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미동맹을 우리 외교의 중심축으로 하되 중국과 관계를 상호존중, 평화와 번영, 공동이익의 원칙에 따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도 “상호 우호적인 관계 증진을 위한 노력을 지속 발전시켜나가되 중국의 일방주의에 의한 내정간섭이나 국제사회 보편적 규범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행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른바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망(MD),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은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중심에 놓고 다시 판단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1998년 10월 8일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가 영빈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일관계 개선 한목소리,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되새겨야

 

후보들은 한·일관계에 있어서는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을 되새기며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한·일관계 개선의 교본”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통절한 반성과 사죄’라는 기조를 일본이 지킨다면 한·일관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실용적 입장에서 조건 없는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도 “과거사, 주권, 국민 보호에 관해서는 단호하고 당당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한·일 간 대등하고 호혜적인 미래 협력관계를 지향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2011년 이래 중단된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도 조속히 복원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안 후보도 “한·일 관계가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일본 총리의 ‘21세기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때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과거사는 직시하면서도, 경제, 과학, 국방 등의 분야에서는 서로의 국익에 부합하는 ‘투트랙 실리외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존재하는 과거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는 세력들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일갈했다. 심 후보는 “한·일 관계는 민주주의 가치와 동북아 평화협력의 질서를 창출하는 주요한 축”이라며 “일본 시민 내에 친절하고 평화적인 본성이 있다는 점을 믿고, 우리는 인내하며 일본이 올바른 방향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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