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일 전날 공개된 자신의 ‘욕설 녹취록’에 대해 “제가 욕한 건 잘못했다”며 “제가 부족했다”고 울먹이며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동작노인회관에서 열린 어르신 정책 공약 발표를 마친 후 질의응답에서 “그분(형님)이 정상적인 사람인 상태, 정신적으로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데 그런 안 좋은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며 “그럴 상황도 없을 거고, 가해 대상이 된 어머니도 안 계시다. 상식 밖의 정신질환으로 부모에게 도저히 인간으로서 감내할 수 없는 폭력과 패륜을 저지른 그분도 떠나고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녹음 내용은 여러분이 전체를 보시면 좋겠다”면서, “어머니는 자식 때문에 집에도 못 들어오고, 이 집 저 집 돌아다니시고, 심지어 보통의 여성으로서는 들을 수 없는 그런 패륜적 겁박을 자식한테서 듣고 두려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폭행당해서 경찰에 자식을 신고하고, 어떻게든 치료해 보려고 진단과 검사를 요청했던 가족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해해달라”고도 부탁했다.
이 후보는 “제가 형님 부부를 찾아서 쫓아다닌 것은 어머니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며 “치료는 불가능하고 일은 계속 벌어지니, 저로서는 선택할 방법이 없었다”고 거듭 말했다.
앞서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인 장영하 변호사는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의 욕설과 막말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 34건(160분 분량)을 공개했다.
장 변호사는 회견에서 “이 후보가 전화로 형과 형수에게 모멸적 욕설을 반복적으로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된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파일이 서너 건 포함됐지만, 대부분은 이날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장 변호사는 설명했다.
장 변호사의 녹취록 공개는 MBC 시사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지난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일부를 공개한 데 대한 맞불로도 보인다.
특히 국민의힘이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선대본부 산하 클린선거전략본부가 장 변호사 회견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장 대관도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 명의로 이뤄졌다.
장 변호사는 19일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는 아직 (형수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녹음 파일 공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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