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이틀 만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에서 3월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였다”며 남한 대선 결과를 한 문장으로 짧게 보도했다. 전 주민이 다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6면에 같은 내용을 게재했다.
북한이 대선에서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된 사실을 당선인 이름까지 포함해 보도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은 그동안 보수정당의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 보도 시점을 늦추거나 간략한 사실관계만 알리곤 했다. 앞서 북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2007년 12월19일 제17대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당시에는 일주일간 침묵을 지키기도 했다. 이번 대선 결과를 윤 당선인의 이름까지 포함해 보도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측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북한은 상대적으로 대북 문제에 우호적인 진보 정부가 들어섰을 때 대선 결과를 사뭇 다르게 보도했다.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2017년 5월9일) 때는 다음날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즉각 첫 소식을 전했다. 2002년 12월19일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때도 북한 매체들은 대선 이틀 뒤인 12월21일 이를 일제히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러가 서로 제재를 주고 받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윤 당선인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고 타스 통신이 크렘린궁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국가 정상으로서의 당신의 활동이 양국 국민의 복지와 한반도 및 아시아 지역 안보·안정 강화를 위한 양자 관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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