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상의 한국만화축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이 금상을 수상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하지만 대통령을 풍자했다고 정부가 예산 지원 등을 이유로 창작만화 공모전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 자체를 문제 삼고 나서면서 또다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체부는 4일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주최한 만화영상진흥원이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이긴 하나, 국민 세금인 정부 예산이 102억원 지원되고 공모전 대상이 문체부 장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며 “해당 공모전의 심사기준과 선정 과정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이 행사의 후원명칭 사용을 승인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후원 명칭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만화영상진흥원 측에 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후원 명칭 사용승인에 관한 규정 제9조에 따르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소관부서는 승인사항을 취소하고 그때부터 3년간 후원 명칭의 사용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윤석열차’ 제목의 만화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의 일환으로 제출된 것으로 카툰 부문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그림은 유명한 어린이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을 패러디해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자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또 열차 운전석 쪽에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열차에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서 있다.
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공모전 수상작 전시는 기존에 해왔던 것이고, 카툰부문의 경우 정치적 풍자 성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상작 선정은 진흥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랜덤 추천으로 외부 심사위원들이 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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