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가 각자도생 싸움판”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설명하는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사진)’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10일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견리망의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견리망의는 논어에서 비롯된 사자성어다. 논어 헌문 편에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등장하는데, 견리망의는 의미를 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개인 생활에도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다시피 해 씁쓸한 사기 사건도 많이 일어났다며 “분양 사기, 전세 사기, 보이스 피싱 등 사회가 마치 견리망의의 전시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견리망의를 선정한 다른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와 자녀 학교 폭력에 대한 대응, 개인의 이익을 핑계로 가족과 친구도 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현직 의원과 예비 후보가 공천권자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상황을 잘 묘사한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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