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해병대 고(故) 채모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방부와 해병대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전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집무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사무실 및 자택,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수처는 이날도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및 해병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상 필요한 자료를 확보했거나 확보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측이 국방부 김동혁 검찰단장과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지 약 5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박 전 단장 등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사건 조사보고서를 이첩했음에도, 국방부 검찰단이 이를 불법적으로 회수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유 관리관은 박 전 수사단장에게 5차례 연락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특정하지 말라’ ‘직접 과실이 없는 혐의자는 제외하라’는 등 압박을 가했다고 지목됐다. 박 전 군사보좌관은 당시 이종섭 장관의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수행하면서 텔레그램으로 해병대 사령관에게 수사를 축소하거나 경찰 이첩을 미루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은 임성근 전 사단장 등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사건 조사보고서를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기고 지난해 8월2일 경북경찰청에 이첩해,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됐다.
김계환 사령관은 다음 달 1일 예정된 박 전 수사단장의 2차 공판에 증인 출석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