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카페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면 보증금 300원을 받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정상 시행할 방안을 추진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지난해 9월 참여율이 96.8%까지 올랐지만 정부가 시행 여부를 지자체 자율로 결정하도록 하자 참여율이 점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제주도에 따르면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에 대상 매장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한다. 제주도는 자발적 참여 매장을 발굴해 ‘에코존’으로 지정하고 제도를 성실히 이행하는 매장에 대해서는 ‘자원순환우수업소’로 인증할 방침이다. 제주도의 관공서 등 공공청사에는 일회용컵 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유지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식음료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으려면 결제할 때 일회용컵 1개당 300원의 보증금을 내도록 하는 제도다. 소비자는 음료를 다 마신 뒤 보증금제 시행 매장 등에 있는 무인 회수기에 일회용컵을 반납하면 300원의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정부는 제주와 세종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범 운영하면서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지난해 9월 시행 여부를 지자체 자율로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해 사실상 전국 확대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참여율이 96.8%까지 올랐던 일회용품 보증금제는 지난 1월 말 기준 도내 적용 대상 매장 전체 499곳 중 참여 매장이 273곳(54.7%)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168곳이 일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방침을 철회한 것에 이어 올해 1월에는 25곳이 추가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제도에 참여하지 않는 매장 226곳은 대부분 중저가 커피전문점으로 나타났다.
일회용컵 반환율도 떨어졌다. 반환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78.4%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60.7%로 집계됐다. 이에 제주도는 조례로 일회용컵 반환 대상 매장을 확대해 매장 간 형평성을 높일 계획이다. 컵을 반납하는 소비자에게는 보증금 외에 탄소중립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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