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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트럼프 때리기 나선 바이든… 중국 철강 ‘고관세’ 칼 뺐다

입력 : 2024-04-18 19:24:35 수정 : 2024-04-18 22: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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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철강노조서 연설

“내 전임자는 바쁘다” 우회적 표현
사법 리스크·경제 정책 등 비판

“中 철강사 저가공세 불공정 행위”
철강·알루미늄 관세 3배 인상 방침
대선 레이스 철강도시 ‘표심’ 노려

“마이크론 보조금 8조 이상 전망”

“내 전임자는 지금 조금 바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재판정에 출석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꼬는 농담을 하자 청중 사이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 좀처럼 언급을 하지 않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형사 재판을 언급한 것으로 대선 레이스에서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트럼프 전 대통령. AP·AF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포함해 대(對)중국 정책, 경제 정책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지금까지 49만2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조금 바쁜 전임자 시절에 펜실베이니아는 27만5000개의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했다. 반도체법 등 제조업 부흥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미국에 일자리가 늘어난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복수 익명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반도체법에 따라 미 상무부로부터 60억달러(약 8조28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발표한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인 64억달러(약 8조8320억원)와 비슷한 규모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 아래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해 왔다. 이날 보조금 지급 규모가 나온 마이크론도 뉴욕주에 4곳, 아이다호주에 1곳 등 무려 5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렇게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반도체 등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경쟁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피츠버그=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소속 노동자들을 상대로 “중국 철강 회사들은 중국 정부가 묵직한 보조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는 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그들은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앞서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 관행을 지적하며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3배로 올릴 것을 고려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중국산 특정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평균적 관세는 현재 7.5%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직접 권고한 세율은 25%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너무 오랫동안 중국 정부는 중국 철강 회사들에 국비를 쏟아부어 가며 가능한 한 많은 철강을 생산하도록 했다”면서 “중국 철강 회사는 중국의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철강을 생산하기 때문에 결국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여분의 철강을 덤핑으로 판매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인상에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와 중국 수입품 급증 우려 등을 제기하며 관세 인상으로 방향을 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 제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미국 가정에서 평균적으로 1년에 1500달러(약 2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움직임에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대변인 명의로 “미국이 자국 산업의 경쟁력 상실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중국은 “미국은 자국 산업에 수천억달러의 차별적 보조금을 제공하면서도 중국이 이른바 ‘비시장적 행위’를 한다고 비난하는데, 사실 중국 산업의 발전은 기업 기술 혁신과 적극적인 시장 경쟁 참여의 결과이므로 미국의 비난은 근본적으로 발을 붙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영준,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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