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삼보사찰(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세 가지 보물 불·법·승을 간직한 사찰)’ 중 하나인 전남 순천 조계총림 송광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方丈·총림 최고 책임자) 현봉(75) 스님이 1일 입적했다.
2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현봉 스님은 지난달 30일 오전 뇌출혈로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1일 오후 9시 17분쯤 입적했다.
1949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난 현봉 스님은 1974년 출가해 조계총림 송광사 초대 방장인 구산 스님을 은사로 모시며 이듬해 사미계(출가한 남성이 지켜야 할 10가지 계율)를 받았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송광사 주지, 조계종 호계원 재심호계위원 등을 지냈으며 2019년 11월 제7대 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으로 추대돼 승보종찰(僧寶宗刹)의 큰 어른 역할을 해 왔다. 그는 방장 추대 당시 “송광사가 16 국사(國師)를 배출해 승보종찰로 불리지만 과거의 승보가 아니라 지금 스님 한 분 한 분이 모두 보물이 돼야 한다”며 스님들의 수행을 독려한 바 있다. 2021년 10월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에 올랐다.
현봉 스님은 반야심경의 해설서인 ‘대전화상주심경(大顚和尙注心經)’을 한글로 풀이한 ‘선(禪)에서 본 반야심경’, 천수경 해설서 ‘너는 또 다른 나’ 등을 펴내는 등 불교 사상을 알기 쉽게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송광사 주지를 마친 뒤에는 광원암에서 농사를 지으며 수행하기도 했으며 형식보다는 마음가짐과 실질을 중시했다.
지난해 7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는 “마을 할머니가 좌판 깔고 5일장 같은 데 앉아 있어도 그런 분들이 더 자비심이 많다. (암자에서 수행하지 않아도) 더 지혜로운 사람, 더 참을 줄 알고 남을 더 잘 배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분향소는 조계총림 송광사 선호당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5일 오후 2시, 다비식은 송광사 연화대에서 엄수된다. 문의 (061) 75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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