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 고질적인 ‘자릿세’ 언급도…‘음식값은 당연히 비싸다’는 인식 문제 지적
먹거리 부스 참가자들에게는 신뢰 드러내…“성공해서 다른 지역이 본받기를”
1931년부터 시작해 100년이 다 되어 가는 전북 남원시의 오래된 지역 축제인 ‘남원 춘향제’에서 먹거리 컨설팅을 맡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먹거리 부스 참가자들을 믿는다며 다시 오고 싶은 축제를 만들자고 독려했다.
백 대표는 지난 2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바가지요금의 성지-그곳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약 20분 분량 영상에서 “남원시의 요청으로 춘향제 음식을 저희가 컨설팅하게 됐다”며 “오래되고 역사와 전통이 있는 축제를 잘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오래된 세월만큼 더해온 유서 깊은 축제가 일부 상인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저평가받아서는 안 된다는 백 대표의 철학이다.
축제가 열릴 요천 둔치를 둘러보던 중 지난해 이곳에서 바가지요금 논란이 있었던 소식을 듣고 “그게 여기였나”라며 되물은 백 대표는 이어진 별도 인터뷰에서 ‘자릿세’가 음식 가격에 영향을 주는 지방 축제 현실을 짚었다. 분양하듯 먹거리 부스 자리에 들어가니 당연히 자릿세가 음식 값에 포함되고, 거기다가 ‘일 년 농사’라는 생각 때문에 축제의 먹거리는 비싼 게 당연하다는 판매자들의 인식을 문제 삼았다.
오래된 축제인 만큼 한 번에 그칠 게 아니라 왔던 사람이 내년에 다시 올 수 있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가진 백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는 자릿세가 없다고 선언했다.
백 대표는 먹거리 부스 참가자들과의 만남에서는 곧바로 축제의 바가지 문제부터 꺼내 들었다. 더 이상 소비자가 바가지에 속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께서 만드신 축제로 그동안 수입이 짭짤했었죠?”라는 질문을 던져 참가자들을 적잖이 당황케도 했다. 다만, 백 대표의 질문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닌 전국의 오래된 축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비판하는 의도다.
백 대표는 춘향제 성공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며 “성공해서 다른 지역이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먹거리 부스 참가자들을 믿었다. 신메뉴 개발에 대한 백 대표의 아낌없는 조언을 담은 영상은 “기존의 안 좋았던 남원 춘향제 이미지 탈피를 위해 시청과 함께 노력했다”며 “춘향제에 오셨다가 음식과 관련해 안 좋은 기억이 있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시면 시청 홈페이지에 꼭 글을 남겨달라”는 그의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올해로 94회째를 맞는 남원 춘향제는 오는 10~16일 일주일간 광한루원 일원에서 70여개 프로그램으로 열린다. ‘춘향, 컬러애(Color愛) 반하다’를 주제로 시민과 관광객이 참여하는 새로운 체험형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으며, 백 대표와 함께 싸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게 준비했다고 남원시는 전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남원시지부 회원 200여명이 지난 18일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위생·친절서비스 향상 및 부당요금 근절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상인들의 부당·바가지요금 근절 의지는 이미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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