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등도 소환 조사 임박 관측
채 상병 동료 “尹, 특검 수용” 편지
金, 장성 인사 前 국방부 사의 표시
이른바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 재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1차 조사를 시작으로 보름 사이 핵심 관계자 3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소환조사도 머지않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수처 관계자는 7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사령관의 재소환 가능성에 대해 “언론에서 (재소환) 검토 내지 조율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 수준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수처는 지난 4일 이뤄진 김 사령관의 1차 조사 내용을 검토한 후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김 사령관 외에 추가로 소환 통보를 한 사람이 있나’는 질문에 “언론에서 주목할 만한 분들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 사령관은 지난달 실시된 상반기 장성 인사 전부터 국방부에 사의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김 사령관은) 사의 의사를 밝혀왔으나 인사를 앞두고 유임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김 사령관이 사의 표명을 했는지 묻는 말에 “사령관 (거취) 문제는 해병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서 확답을 피했다.
공수처의 다음 소환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주요 하급자들은 김동혁 법무부 검찰단장, 박진희 당시 국방장관 군사보좌관 등이다. 이들은 지난 1월 공수처의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공수처는 지난해 7∼8월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초동 조사를 마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 8명을 적시해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회수하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 이 전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단장은 군사법원법상 군에서 수사할 수 없는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이 지난해 8월2일 영장 없이 회수하게 했다는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박 전 보좌관은 7월31일 김 사령관에게 전화로 장관의 뜻이라며 언론 브리핑과 국회 설명 보류, 임성근 사단장 정상출근 등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해 7월 채 상병과 실종자 수색 작업 중 급류에 휩쓸렸다가 구조된 예비역 해병 두 명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수용을 요청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채 상병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미안함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며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물살이 셌던 하천에 구명조끼 없이 들어가게 하고, 바둑판 모양으로 흩어져 걸어 다니며 실종자를 찾으라고 지시한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스에서는 사단장이 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부하들을 선처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현실은 거꾸로였다”며 “모든 책임은 부하들이 지고, 선처는 사단장이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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