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도 평양의 북쪽에 새로운 거리인 ‘전위거리’가 완공된 현장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찾았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두 달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청년 주도로 지어진 전위거리에서 김주애를 미래세대와 연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김 위원장 부녀가 참석한 전위거리 준공식이 열렸다. 전위거리는 평양 3대혁명전시관 앞 서산 네거리부터 삼봉 다리까지를 잇는 구간으로, 평양 북서쪽 서포지구에 포함된다.
‘전위거리’라는 이름은 북한의 이념 달성과 건설 사업의 선봉에 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청년집단인 ’청년전위’에서 따온 것이다. 이 명칭은 지난해 12월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행정구역상 명칭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직접 붉은 준공 테이프를 끊으면서 건설에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 통신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아버지 원수님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식장에 도착하시자 폭풍 같은 ‘만세!’의 함성이 터져 올랐다”고 보도해 김 위원장 딸 주애의 참석 사실을 알렸다.
김주애의 공개 행보는 지난 3월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와 강동종합온실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두 달 만이다.
전위거리 공사가 포함된 서포지구 사업은 지난해 2월 시작됐다. 다른 건설 현장과 달리 인민군이 아닌 청년을 동원했다.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와 속도전청년돌격대 등 10만 ‘청년 탄원자’들로만 사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준공식에서 청년에 대한 격려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조국의 부름 앞에 충실하고 사회와 집단 앞에 성실하며 미래를 위해 투신하는 열혈의 청년대군이 있어 사회주의 강국 건설 위업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치하한 뒤 “우리 청년들이 수도건설에서 발휘한 청춘의 슬기와 용감성을 계속 높이 떨치며 전면적 국가 발전을 향한 시대의 선봉에서 빛나는 위훈을 새겨가리라는 확신을 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리일환 당 비서도 준공사에서 “수천 세대의 고층, 초고층 살림집(주택)들과 봉사건물들이 대건축군을 이룬 큰 규모의 거리를 순수 청년들의 힘으로 단 1년 동안에 일떠세운다는 것은 결코 헐한(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대건설투쟁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사회주의 건설자로, 어엿한 혁명가·애국자로 성장했다”고 언급했다.
4100만 가구 신도시를 건설하는 서포지구 사업은 지난해 노동당이 제시한 3대 건설 사업중 하나다.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 기본정치 방식으로 내세운 ‘인민대중제일주의’ 실현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 내에서 경제·정치적으로 다소 소외된 지역을 재개발해 대규모 신규주택을 공급함으로써 민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주애는 지난해 2월 서포지구 착공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번 전위거리 준공식에도 참석해 이 일대 개발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날은 행사 내내 아버지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과 귓속말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래세대의 아이콘으로 내세우는 딸 주애를 청년들과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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