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은 데 대해 경영계는 우려를 나타냈다. 고용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은 다양한 파급 경로를 거쳐 최저임금 대상자인 근로자뿐 아니라 소비자, 주주, 고임금 근로자에게도 영향을 준다. 차상위 계층의 임금 상승압력에 따른 임금 인플레이션, 가격을 통한 소비자로의 전가 효과, 이윤배분을 통한 주주로의 전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영계는 최저임금 인상폭 최소화를 주장해왔다.
논의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7% 오른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 심의에서 최저임금 수용성이 현저히 낮다고 밝혀진 일부 업종만이라도 구분 적용하자는 사용자위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한계상황에 직면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동결되어야 했으나 사용자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였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정부와 국회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경영부담 완화 및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와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소득 지원 정책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의 수용성 제고를 위해 업종별 구분적용 시행을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상호 경제산업본부장 명의 입장문에서 “상당수 자영업자가 경영난으로 내년 최저임금의 동결 또는 인하를 바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최저임금이 1.7%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경협은 “성장동력 둔화로 저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금리, 고환율, 소비부진 등의 영향으로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매출 부진과 자금 사정 악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025년 1만원이 넘는 최저임금은 소규모 영세기업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며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협은 ”향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서라도 사용자의 지불능력, 생산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을 반영한 제도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을 고려한 인상수준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그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뛰어넘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인해 절대금액이 높아진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대한상의는 “최저임금은 사회보장급여, 세액공제 등 26개 법령에서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며 “현행 노사 간 협상에 의한 최저임금 결정체계가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갈등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