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성향 논란으로 광복회와 야당, 독립운동가 후손 등으로부터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관장은 14일 독립기념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정부로부터 임명받았고 성실하게 관장직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한 마당에 물러설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오히려 개인 휴대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사퇴하지 말라는 내용의 격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라이트 성향 등 자신을 둘러싼 친일 논란 등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로서 개인의 생각은 바뀐 것이 없다"며 "다만 이제는 독립기념관장으로서 입장이 달라졌기 때문에 의사 정책 등을 할 때 정부 관료나 기념관 담당자 등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립기념관에서의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를 취소하고 오는 15일 열리는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김 관장의 입장표명에 앞서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위원과 국회 민생과 혁신을 위한 개혁 행동 포럼은 김 관장 임명 진상 규명과 규탄을 위해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했다.
이들은 독립기념관 측에 141차 정기이사회 회의록, 독립기념관장 선임 및 추천을 위한 임원 추천위원회 구성 명단, 관장 지원자에 대한 서류 전형 평가표 및 면접 전형 평가표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열람을 요구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은 기존 국회에 제출했던 자료 범위 이상은 공개할 수 없다며 열람을 거부했다.
독립기념관은 "요청 자료 공개 여부에 대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도 담겨 있어 본인 의사 확인 후 문제가 없다면 향후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미 법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빈손으로 돌아간 민주당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전에 독립기념관에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협의 끝에 자료 열람이 가능하다고 전달받아 직접 방문했다"면서 "실무진이 오늘 김 관장과 논의 후 갑자기 비공개한다는 입장을 보여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기념관장 임명 진상 규명을 위해 현장에 방문했으나 막무가내식 비협조로 수포가 되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김 관장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안시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함께 개최하자며 행사 협조 요청을 해 왔던 독립기념관이 김 관장이 취임한 다음달인 지난 8일 돌연 행사 취소를 결정하자, 천안시가 단독으로 독립기념관에서 행사를 추진키로 했다.
천안시는 “우리 시는 아우내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어 온 이동년 선생의 고장이며 독립기념관이 위치한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역사적 배경을 감안할 때, 천안시에서라도 주관해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행사를 개최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단독으로 독립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을 열기로 결정한 이유와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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